현지 전문연구기관과 MOU
방사선 기술 이용 문화재, 진단 치료・복원 등 연구 협력 시너지 기대

감마선조사시설.
감마선조사시설.

미국, 프랑스, 독일 등 해외 원자력 기술 선진국을 중심으로 문화재 분석·보존을 위한 방사선 기술 연구가 활발하게 이뤄져 온 가운데 우리나라도 이 분야 연구를 선도하고 있는 프랑스와 본격적인 협력을 준비하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장 하재주)은 프랑스 원자력청(CEA) 산하 방사선 이용 문화재 보존 기술 전문 연구기관인 ARC-Nucleart와 15일 프랑스 그르노블의 ARC-Nucleart에서 ‘문화재 보존 및 복원 기술 개발 협력을 위한 협력협정(MOU)’을 체결하고, 양측 연구자들 간 전문가 포럼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는 세계적인 수준의 방사선 기술을 보유하고 있지만 문화재에 이를 적용하는 연구는 초보적인 수준이다.

원자력연구원은 이번 협력협정을 통해 해당 분야 연구를 선도하고 있는 프랑스의 경험과 지식을 공유함으로써 이 분야의 기술 발전을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또 오존층 파괴물질을 규제하는 몬트리올 의정서에 따라 올해부터는 현재 문화재 소독처리에 쓰이고 있는 화학훈증제 사용이 금지돼 대체기술이 필요한 상황이다.

프랑스는 희귀성 있는 한국 문화재의 보존과 복원에 기여함으로써 자국 기술의 우수성을 입증하고 과학기술과 문화강국으로서의 입지를 한층 강화할 수 있어, 인류 문화유산 공동 보존을 목표로 관련 기술을 보급하고 있다.

특히 프랑스는 목조 문화재 내부에 생긴 공동에 불포화 폴리에스테르 레진(UPR; Unsaturated Polyester Resin)을 투입하고, 방사선을 투과하는 즉시 경화시키는 독보적인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화학물질 처리에 비해 효율성은 높고 독성은 덜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원자력연구원은 금속이온에 방사선을 쏘여 항진균 기능을 가진 나노복합체를 제조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다른 항진균제와 달리 주입 이후 주변으로 확산되지 않는 우수한 장점을 갖는다. 반면 프랑스의 방사선 이용 수지 경화기술을 적용한 문화재 보강은 진균류에 의한 2차 피해를 입을 수 있는 한계가 있다. 양국의 기술을 접목할 경우, 2차 균류 침입과 같은 치명적인 단점을 보완할 수 있어 상호협력을 통한 시너지가 기대된다.

2016년도 말 기준 국내에서 발굴된 총 유물 수는 약 180여만점으로, 보존처리가 필요한 문화재는 그보다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1975년 국립경주박물관에서 발굴했지만 첨단 분석기술이 없어 현재까지 복원하지 못한 금동말안장 뒷가리개 유물의 복원에도 관련 기술 개발이 시급한 실정이다.

문화재 보존에 적용 가능한 첨단 방사선기술은 ▲수만 년 전의 유물까지 산지와 편년을 추정하는 중성자 방사화 분석기술 ▲세계 최고의 가치로 찬사를 받고 있는 고려청자 색 구현과 국보 숭례문 등의 단청 안료 복원에 이용할 수 있는 뫼스바우어 분광기술 ▲금동말안장 뒷가리개 복원 등에 사용하는 이온빔 분석기술 ▲문화재 내부에 숨겨진 또 다른 유물을 찾을 수 있는 중성자 토모그래피기술 ▲목재, 서적, 의복 등 문화재를 보존하기 위한 나노복합재활용 방사선조사기술 등이다.

하재주 연구원 원장은 “방사선 활용 문화재 분야에서 최고의 기술력과 오랜 경험을 가진 프랑스와의 협력을 바탕으로 문화재 적용을 위한 응용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며 “과학강국의 위상에 걸맞은 문화 국가로서의 문화재 보존·복원 관리 체계의 발전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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