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작 중준위방폐물 처분은 단 1건도 없어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

한국원자력환경공단이 운영하고 있는 국내 유일의 경주 중저준위방폐장에 라돈침대보다 방사선량이 낮은 폐기물이 약 45%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권칠승 의원(더불어민주당, 경기 화성시병)이 국회 입법조사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의하면, 수거된 대진침대 중 방사선량이 가장 높은 ‘파워그린슬리퍼’는 시간당 방사선량이 0.0038mSv(밀리시버트)이다. 반면 중저준위방폐장에 그보다 낮은 방사선량의 방폐물이 거의 절반 가까이 처분된 것이다.

또 한국원자력환경공단이 권칠승 의원실에게 제출한 자료에 의하면, 2018년 8월까지 중저준위방폐장의 동굴처분시설에 처분된 중저준위방폐물은 총 1만5758드럼으로, 전량 200ℓ드럼과 320ℓ드럼에 해당한다.

권칠승 원원실에 따르면 처분된 200ℓ드럼과 320ℓ드럼은 사실상 방사능 차폐 기능이 없는 일반 시중에 판매되는 철제 드럼과 같은 제질로, 고선량의 방폐물 처분에는 적합하지 않다. 이 때문에 해당 드럼에는 원전에서 작업하는 작업자들이 착용했던 장갑, 피복 등 저준위 및 극저준위에 해당하는 잡고체로 채워져 있다.

2014년 원자력안전위원회는 동굴처분시설, 표층처분시설, 매립형처분시설로 건설될 중저준위방폐장의 효율적 운영을 위해 과거 한 가지로 분류됐던 중저준위방폐물을 중준위, 저준위, 극저준위로 구분해 각각의 준위에 맞는 시설에 처분할 수 있도록 고시를 개정했다.

원안위 고시에 따르면 방사능이 가장 높은 중준위방폐물은 중저준위방폐장의 동굴처분시설에만 처분해야 한다. 동굴처분시설은 약 30년동안 많은 사회적 갈등 끝에 1조5000억원이라는 천문학적 비용을 투자해 건설된 시설로, 향후 건설될 표층 및 매립형 처분시설과 비교해 가장 안전한 중저준위방폐물 처분시설이다.

하지만 정작 동굴처분시설에 처분돼야 할 중준위방폐물은 방폐물을 최초 처분한 2015년 이후 현재까지 단 1건도 처분된 적이 없고, 전량 원전 내부의 임시저장고에 쌓아두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권칠승 의원은 “경주 중저준위방폐장 동굴처분시설에 정작 처분돼야 하는 중준위방폐물은 단 1번도 처분된 적이 없다”며 “약 1조5000억원이라는 천문학적 비용과 많은 사회적 갈등 끝에 건설한 동굴처분시설에 방사선량이 높은 중준위방폐물의 처분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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