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것에 대한 두려움 극복
인간 삶에 유용함 주는 빛 환경 구현”

백지혜 디자인스튜디오 라인 소장<사진>은 조명의 가치를 알리고자 2005년 뜻을 함께한 조명디자이너들과 회사를 설립하고 조명 시장에 과감히 뛰어들었다.

그는 디자이너들이 대우받지 못하는 척박한 사회 환경 속에서도 묵묵히 자신만의 포트폴리오를 만들며 독특한 정체성을 구축해냈다.

“조명디자이너가 어떤 일을 하느냐고 물어볼 때 막연한 질문이 쏟아져요. 보통 거실등과 식탁등, LED, 야경 등 일반적인 내용이 전부죠. 조명이 인간의 삶에 얼마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지, 이로움과 해로움이 어떤 방식으로 다가오는지 등 여러 주제가 있지만 이를 아는 사람은 극히 드뭅니다. 조명이 만들어주는 ‘밝음’이 향후 삶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고, 기술과 환경에 대한 전문지식, 방법 등을 통해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어가는 전문가가 조명디자이너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단순했던 조명디자인의 영역이 LED광원의 출현으로 다변화됐다고 말했다.

빛을 만들어내는 원리가 달라지면서 얻을 수 있는 빛의 질 또한 다양한 형태로 진화하는 중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특히 LED광원의 확장으로 조명 계획 전반이 새롭게 정립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LED에서 나오는 블루라이트의 효율적 측면과 동식물, 그리고 사람에게 미치는 부정적 측면 등이 충돌하면서 빛을 계획해야 하는 숙제가 던져졌습니다. 빛 공해 문제가 대표적입니다. 각 지자체에서도 이를 고려해 도시빛 가이드라인을 세우고 있죠. 하지만 문제 해결을 위한 근본적인 접근보다 단기간에 조명기법으로 이를 해결하려다보니 예산만 낭비하는 경우도 여러 곳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전문 디자인 분야라는 점을 인식하고 적절한 비용과 권한을 부여해 사람들이 살아가는 공간을 안전하면서도 아름답게 꾸며야 한다는 사고방식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백 소장의 이 같은 철학은 다양한 프로젝트에서 드러났다. 특히 최근 2018 서울시 좋은빛상 최우수상을 받은 청담동 지방시 플래그십 스토어는 고급스러우면서도 빛의 번짐을 최소화하는 조명 설계로 우수한 빛 품질을 인정받았다.

“지상 5층 규모의 건축물 조명은 크기로 따졌을 때 작은 축에 속합니다. 그래서 보통 건축과 통합 발주를 하죠. 하지만 이 프로젝트는 조명 설계와 감리까지 별도로 의뢰받았습니다. 라인에서는 사명감을 갖고 다양한 조명방법과 건축설계팀과의 협의를 거쳐 최고의 결과물을 만들어냈죠. 청담동 명품거리에서 과한 빛을 내지 않고도 보석같이 빛나는 상징적인 건축물이 됐다는 점에서 보람을 느꼈습니다.”

그는 10년간의 노하우를 살려 사람에게 더 좋은 빛 환경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기능 위주의 설계를 넘어 인간의 감성과 생활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조명을 구현하겠다는 것.

백 소장은 “새로움을 두려워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도전하는 조명디자이너가 되겠다”며 “대중도 조명디자이너들과 디자인스튜디오 라인의 도전에 관심을 갖고 지켜봐달라”고 말했다.

라인에서 설계한 서울 강남구 청담동 지방시 플래그십 스토어.
라인에서 설계한 서울 강남구 청담동 지방시 플래그십 스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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