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에서 차세대 산업까지 뻗어가는 첨단 신소재 개발 성공
선진국 개발 소재 대비 내구성 우수…상용화 가능성 증명

원자력연구원 김태규 박사팀이 독자기술로 고강도 내열성 ODS 소재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원자력연구원 김태규 박사팀이 독자기술로 고강도 내열성 ODS 소재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원전 부품 개발에 활용된 원자력 기술이 고부가가치 차세대 첨단 소재 분야로 확장될 수 있는 가능성이 확인돼 주목을 받고 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장 하재주)은 기존 상용소재보다 고온과 중성자에 월등히 강한 ‘산화물분산강화 신소재 및 튜브 제조기술’을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고 4일 밝혔다.

‘산화물분산강화(ODS)’ 소재는 철강 내부에 열에 강한 산화물을 나노 크기로 미세하고 균일하게 분산시켜 제조하는 고강도 내열성 합금이다.

ODS 소재는 고온에서도 잘 변형되지 않고 중성자에 노출돼도 물질 구조가 쉽게 변하지 않아 핵연료피복관을 비롯해 항공 엔진, 터빈 블레이드, 선박 엔진용 노즐, 우주선 소재 등 항공우주, 국방, 화력발전, 선박 산업 전반에서 핵심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미국, 일본, 프랑스와 같은 선진국에서는 수십 년 전부터 고강도 ODS 소재를 개발하기 위한 연구를 활발히 수행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원자력연구원을 중심으로 원전 부품에서 사용할 수 있는 ODS 소재 개발에 박차를 가해 최근 3D 레이저 프린터 기술을 활용한 ODS 소재 제조에 성공한 바 있다.

원자력연구원 김태규 박사팀도 2012년부터 원자로 핵연료 피복관에 사용할 ODS 소재 개발 연구를 계속해 온 결과 ‘내열성 고강도 ODS 철강(ARROS)’ 제조에 성공하고, 국내와 일본 특허 등록을 완료했다. 또 초정밀 튜브 전문 중소기업인 신한금속주식회사(대표 신금순)와 함께 핵연료피복관에 사용할 수 있는 정밀 튜브(지름 7.4㎜, 두께 0.6㎜, 길이 3000㎜) 개발에도 성공해 상용화 가능성도 확인했다.

선진국에서는 ODS 소재를 만드는 공법이 일반화됐지만, 산화물 합금 비율과 성분에 따라 성능 차이가 확연하게 두드러진다. 이번에 연구원이 개발한 ARROS도 수많은 시도 끝에 고유의 합금 비율과 성분을 찾아낸 것으로, 세계적으로 우수한 성능으로 인정받는 ODS 소재와 같은 온도와 압력 조건에서 비교해도 내구성이 월등히 우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자력연구원은 향후 원자로 안에서 ARROS의 중성자 조사 성능을 검증하고, 핵연료피복관 소재로 사용하기 위한 연구를 계속할 계획이다. 아울러 ARROS가 다양한 산업현장에서 활용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으며, 우선 대형 선박의 연료분사 노즐에 적용하는 방안을 산업체와 협의 중이다.

연구팀을 이끈 김태규 박사는 “원자력 기술이 원자력뿐만 아니라 화력발전, 핵융합, 선박, 국방 및 우주 항공 분야에 차세대 산업에 직접 적용되는 실제 사례가 될 것”이라며 “국내 ODS 소재 산업의 기술 선도와 함께 국제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ARROS로 제작한 튜브 시제품.
ARROS로 제작한 튜브 시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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