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승민 중부발전 신성장사업단 신재생사업처 풍력사업부 주임
신승민 중부발전 신성장사업단 신재생사업처 풍력사업부 주임

어린 시절 한번은 가지고 놀았던 바람개비. 수수깡, 색종이, 압정으로 만든 작은 바람개비가 바람을 타고 힘차게 돌던 모습은 제주도의 큰 바람개비가 돼 우리에게 전기를 제공해 주고 있다. 어린 시절에는 미처 깨닫지 못했지만 바람개비를 돌리며 우리는 이미 자연이 제공하는 에너지를 눈으로 보지 않았을까.

현재 화력발전으로 인한 대기 오염, 원자력 발전소의 원자로 냉각수 유출 사고 등 그 어느 때보다도 환경문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세계 각국은 환경을 훼손하지 않는 바람, 물, 태양열 등 자연 자원을 활용한 에너지 전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정부도 지난해 ‘환경과 국민안전’에 대한 에너지 정책의 장기적 플랜으로‘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의 큰 골자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중 20%를 목표로 신규 설비용량의 95% 이상을 태양광·풍력 등 청정에너지로 보급하겠다는 에너지전환 내용을 담고 있다. 또한 삶의 질을 높이는 참여형 에너지체제로의 전환이라는 기본방향으로 지역주민·일반국민 참여를 유도하고, 대규모 프로젝트를 계획적으로 개발한다는 내용도 포함돼있다.

최근 재생에너지 중에서도 풍력발전이 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풍력발전은 청정에너지인 바람을 동력으로 이용하기 때문에 기존 석유나 석탄을 이용한 발전이나 원전을 이용한 발전 방식과는 달리 발열에 의한 열 공해나 대기오염 등과 같은 문제가 없는 친환경 에너지발전으로 정부의 친환경 에너지믹스 정책으로 부상하고 있는 산업이다.

하지만 육상풍력은 회전날개의 소음이나 미관으로 인한 민원제기와 산림훼손 문제가 지적돼 왔으며,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개발투자가 확대되고 있는 것이 해상풍력발전이다.

실제로 미국 블룸버그 통신은 지난 2016년도 해상풍력발전에 대한 투자가 다른 신재생에너지와 비교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40%나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풍력발전으로 가장 많은 재생에너지를 얻고 있는 영국 또한 풍력발전 기술과 인프라 및 4면이 바다인 지역적 특성을 살려 해상풍력발전을 향상시켜 세계풍력발전량의 57% 이상을 차지하는 경지에 이르렀다.

우리나라도 3면이 바다인 특성상 해상풍력 발전의 잠재력이 무한하다. 한전 전력연구원이 2017년 3월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서해·남해·동해·제주를 대상으로 해상풍력 입지 개발 조건을 검토한 결과, 서해는 Class 2(5.9~6.9m/s) 이상의 바람등급을 기록했으며, 남해와 동해·제주는 Class 3(6.9~7.5m/s) 이상을 기록하였다. 또한 해상풍력 입지 개발 잠재량이 30.3GW로 앞으로의 해상풍력개발사업에 거는 기대가 크다

이에 따라 정부도 ‘재생에너지 3020 목표’를 고려하여 현행 1.5~2였던 해상풍력 REC 가중치를 연계거리에 따라 2~3.5로 크게 상향했다. 또한 주민참여형사업의 경우 REC 가중치 우대 범위를 현행 지분참여형에서 채권·펀드까지 확대 검토중이며, 참여범위를 각 발전기로부터 1km 이내 거주민에서 5km로 확대해 지역민들의 참여를 장려하고, 지역민과의 이익을 공유하는 방침을 세웠다.

뿐만 아니라 권역별 사업개발 전담 부서를 신설하고, 해상풍력 기술개발을 선도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지역사회와 공존하기 위해 지역적 색깔을 가미한 산업・문화・관광 개발 사업도 추진하고, 대규모 랜드마크형 발전단지 건설 및 관광자원화로 지역경제를 활성화 시킨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해상풍력이 어장·생태계를 파괴한다는 사람들의 오해와 편견이 있고 그에 대한 논란도 적지않다. 그러나 최근 국내외 연구들을 통해 해상풍력 구조물이 인공어초 역할을 해 오히려 어족자원이 늘어나는 것으로 확인됐고, 제주도 풍력단지에 조성한 바다목장에서도 해상풍력이 어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 사례는 발견되지 않았으며 발전소 주변지역의 수산업 개발과 해양레저 관광단지 육성을 통해 지역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고 있다.

해상풍력에 대한 기술 발전과 극복해야할 문제가 남았지만 육지보다 많은 에너지를 만들어 낼 수 있는 해상풍력은 3면이 바다이며, 평지가 적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적합한 방법이 될 것이다.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이때, 광활한 바다가 제공하는 바람으로 전기를 생산하는 해상풍력발전이 환경과 지역경제를 모두 만족시키는 출구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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