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산업 상반기 수출 62억400만불…전년비 7.9% 증가
한전 시장 등 내수는 물량 절벽 지속

전기산업 수출은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내수는 여전히 침체 국면에 머무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일 전기산업진흥회와 제조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전기산업 수출은 62억 4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57억 4800만 달러) 보다 7.9% 증가했다.

같은 기간 무역수지는 3억 5200만 달러 흑자로 전년(2억 9000만 달러)보다 21.4% 늘었다.

이 같은 수치는 역대 최고치 행진을 벌이고 있는 우리나라 전체 수출액과 비교해도 나름 괜찮은 성적이다.

우리나라 전 산업의 상반기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6.6% 증가한 2975억 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다만 무역흑자는 324억 달러로, 전년 449억 달러보다 125억 달러 감소했다.

품목별로는 변압기와 접속 및 개폐장치를 제외한 거의 전 품목의 수출이 늘었다.

특히 전력케이블(7억 6500만 달러)과 배전 및 제어기(2억 4700만 달러)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수출 증가율이 각각 24.5%, 26.3%에 달했다. 전기로(45.9%)와 자동화기기(27%)도 수출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반면 변압기는 3억 4000만 달러로 지난해 4억 4300만 달러보다 23.4% 급감했다.

변압기 수출 감소는 미국과 중동 지역에서 두드러졌다. 관세 폭탄과 유가 약세 등에 따른 후유증으로 분석된다. 지난 3월 미 상무부 국제무역관리청(ITA)이 한국산 초고압 변압기(60MVA 이상)에 대해 60.81%의 높은 관세율을 부과했다.

상반기 전기산업 대미 수출액도 9억 1000만 달러로 전년 11억 300만 달러에 비해 17.5% 감소했다. 미국과 일본(-4.3%), 사우디아라비아(-27.0%)를 제외한 대부분 국가에선 수출이 증가했다.

무역수지의 경우 전력케이블(6억 1000만 달러), 발전기(4억 4000만 달러), 변압기(2억 3000만 달러) 등이 흑자였고, 제어 및 통신케이블(-4억 7000만 달러), 전원장치(-4억 달러), 전동기(-2억 3000만 달러) 등이 적자를 기록했다.

수출이 지난해보다 회복세를 띤 것과는 대조적으로 내수 시장은 여전히 수요가 얼어붙어 있는 상황이다.

전기진흥회가 집계한 공인검수시험 면제 제품 생산실적에 따르면, 올 상반기 변압기와 개폐기 등 전력기기는 총 6만 501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6만 7143대와 비교해 9.9% 감소했다.

이는 업체별 생산실적이 일부 누락된 휴즈를 뺀 나머지 7개 품목을 합한 수치다.

7개 품목 중 생산이 증가한 품목은 계전기뿐이다. 개폐기(2473대→1975대), 차단기(327대→118대), 변성기(3만 2367대→2만 8730대), 접속재(781대→129대), 피뢰기(7441대→6589대), 변압기(9729대→7963대) 등이다.

반면 계전기는 지난해 1만 4025대에서 올해 1만 4997대로 유일하게 증가했다.

한전을 비롯한 관수 시장 수요도 품목별로 다소 차이는 있지만 전년보다 20% 이상 감소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전력량계의 경우 한전 발주량은 전년보다 40% 이상 하락했고, 지중용 개폐기도 30% 넘게 떨어졌다.

전기산업계 한 전문가는 “지난해 부진했던 기저효과와 태양광 모듈 수출 등이 늘어나면서 전체 수출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모습”이라며 “하반기엔 유가안정에 따라 중동 수요가 일부 살아나고 유럽의 신재생에너지 수요, 신흥시장 개척 등도 이뤄질 전망이라 완만한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본다. 내수 침체 국면에서 수출 시장 여건이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 것은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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