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출권거래제 창안자 로버트 스타빈스 교수 탄소시장포럼 2018서 밝혀

지난 24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탄소시장포럼 2018’에서 패널들이 토론을 마치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왼쪽부터 유승직 숙명여대 교수, 오형나 경희대 교수, 김주진 기후솔루션 대표, 김상협 우리들의 미래 이사장, 로버트 스타빈스 하버드대 교수, 이수영 코오롱에코원 대표, 정서용 고려대 교수, 윤용희 율촌 변호사)
지난 24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탄소시장포럼 2018’에서 패널들이 토론을 마치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왼쪽부터 유승직 숙명여대 교수, 오형나 경희대 교수, 김주진 기후솔루션 대표, 김상협 우리들의 미래 이사장, 로버트 스타빈스 하버드대 교수, 이수영 코오롱에코원 대표, 정서용 고려대 교수, 윤용희 율촌 변호사)

세계적인 기후변화 전문가인 로버트 스타빈스 하버드대 교수는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가 간 탄소시장을 연계하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스타빈스 교수는 24일 사단법인 우리들의 미래 주최로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탄소시장포럼 2018’ 기조연설에서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수단으로 탄소세와 배출권시장 등이 있지만, 국가별로 상황이 달라 감축비용도 제각각”이라며 “더 저렴하게 실현할 수 있는 곳에서 감축할 수 있도록 시장을 연계하고, 한계비용을 동일하게 만들 수 있도록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배출권거래제를 처음 창안한 스타빈스 교수는 “파리기후변화협약의 성패도 국가 간의 연계가 가장 중요한 요소”라며 “특히 동아시아의 경우 한국과 중국, 일본, 더 나아가 호주와 뉴질랜드까지 포함하면 큰 시장이 형성돼 온실가스 감축에 큰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탈원전 정책과 관련해 “국가별로 상황이 달라 언급하는 게 적절치 않지만 원자력발전을 줄이면 석탄발전 의존도가 높아져 온실가스 감축이 어려워지는 건 사실”이라며 “다만 온실가스 감축은 장기적인 전략이 필요해 원자력 발전을 장기간 계속 활용해야 하는 것은 부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행사에는 반기문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 의장, 김정욱 녹색성장위원장, 김상협 우리들의 미래 이사장, 유영숙 전 환경부 장관 등이 내빈으로 참석했으며, 유제철 환경부 생활환경정책실장과 유연철 외교부 기후변화대사가 주제발표를 맡았다.

반기문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 의장은 환영사에서 “지금 한국은 기후변화를 실감케 하는 더운 날씨가 지속되고 있고, 전 세계적으로도 올해는 가장 뜨거운 한 해가 되고 있다”며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서 정부와 산업계, 시민단체 등에서 모두 최선을 다하고 있는지 함께 고민하고, 하나밖에 없는 지구를 지키기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정욱 녹색성장위원회 위원장도 “많은 분들이 온실가스를 줄이면 경제성장률도 낮아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는데 덴마크나 영국 등의 경우 높은 경제성장률에도 온실가스 배출량은 줄어들고 있는 추세”라며 “기업들도 마찬가지여서 과거 삼성전자가 10년간 10%의 에너지를 절감했을 때 오히려 높은 경제적 성장을 가져온 사례가 있다. 이번 온실가스 감축로드맵 수립에 있어 산업계를 중심으로 저항이 많았는데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유제철 환경부 생활환경정책실장은 주제발표를 통해 “오늘 2030 국가온실가스 감축 로드맵(수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해 확정됐다”며 “최근 우리나라가 온실가스 배출 세계 4위에 올랐다는 보도가 있었는데 내년에는 절대량 방식으로 목표를 변경해 더 적극적으로 기후변화 문제에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유 실장은 또 “이번 로드맵에서 국외 감축분을 대폭 줄인 것은 국제적인 협력을 소홀히 하려는 게 아니라 국내 감축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의도였다”며 “산업부가 현재 수립 중인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에 맞춰 환경부도 9월 말까지 더욱 강화된 미세먼지 관리 종합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주제발표에 이어서는 유승직 숙명여대 교수와 오형나 경희대 교수, 김주진 기후솔루션 대표, 이수영 코오롱에코원 대표, 정서용 고려대 교수, 윤용희 율촌 변호사 등이 패널토론을 벌였다.

유승직 숙명여대 교수는 “경제성장과 온실가스 배출량 간 탈동조화 현상이 고착화되고 있어 조만간 전력소비량 자체가 줄어드는 시대가 올 수 있다”며 “석탄발전을 천연가스발전으로만 바꿔도 온실가스 배출량을 20% 정도 줄일 수 있어 석탄발전을 줄이는 데 초점을 둬야 한다”고 말했다.

김주진 기후솔루션 대표도 “문재인 정부가 탈원전에 대해서는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석탄의 감축 노력은 부족하다”며 “신규 석탄발전소가 늘어남에 따라 온실가스 수정로드맵에서도 배출량이 늘어나는 유일한 부분이 발전부문인 만큼 보다 강력한 탈석탄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윤용희 율촌 변호사는 기후변화와 관련해 북한과의 협력 필요성을 언급했다.

윤 변호사는 “북한이 한국보다 먼저 자발적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제출했을 정도로 기후환경문제에 관심이 높지만, 산림의 1/3은 황폐돼 있어 앞으로 기후변화 협력의 여지가 많다”며 “남북 간 CDM사업, RPS 제도에서의 REC 부여 등의 협력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고, 향후 기업들의 대북 투자를 늘리려면 정부 간 협정을 통해 정부가 투자안정성을 보증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밖에 이수영 코오롱에코원 대표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에너지절약 방안에 대해 발표했으며, 정서용 고려대 교수는 동북아시아의 탄소시장 도입의 필요성과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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