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대림대 교수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대림대 교수

소비자는 자동차의 가격에 민감하다. 물론 디자인, 연비, 옵션은 물론 용도 등 다양한 요소가 작용하여 자동차를 구입한다고 할 수 있으나 가격적인 부분은 구입에 절대적인 영향을 준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각종 요소가 조합되어 이른바 가성이 좋은 자동차가 탄생한다고 할 수 있다.

소비자를 상대로 한 메이커의 구애 방법도 다양해지고 있다. 할부는 기본이고 각종 파이낸스 시스템에 가격 할인에 애프터 서비스 기간 확대 등 다양한 마케팅 전략도 한몫하고 있다. 이러한 자동차의 구입 패턴이나 다양성은 좋은 본보기로 볼 수 있으나 왜곡된 부분도 많다고 할 수 있다. 자동차 운행상의 문제점이나 소비자 배려 측면에서는 소비자가 매우 불리한 입장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소비자 구입 패턴에서 가장 문제가 큰 부분이면서도 노출이 되지 않는 영역이 바로 자동차 옵션이다.

우리나라 소비자의 구입 경향 중 가장 문제가 큰 부분이 바로 과도한 자동차 옵션의 선택이라 할 수 있다. 물론 이러한 경향 속에는 자동차 메이커의 영업 전략도 숨어있다. 무리하게 자동차 옵션을 택일하면 기하급수적으로 자동차의 가격은 상승하게 된다. 심하면 전체 자동차 가격의 20~30%를 차지하게 된다. 다시 말하면 필요 없는 옵션을 제외하면 낮은 실용적인 가격으로 좋은 차량을 구입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러한 진실은 소비자의 쇼핑병에 대한 경고이다. 당장 구입하는 경우에는 잘 사용할 듯이 판단되지만 실제적으로는 거의 사용을 하지 않는 것이다. 막상 안전이나 편의성측면에서 많은 비용을 지불하고 구입하지만 사용설명서 하나 읽지 않고 그대로 운전에만 집중하는 것이다. 이러다보니 차량을 폐차할 때 까지도 자신의 차량에 포함되어 있는 좋은 기능을 활용조차 못하는 것이다.

이러한 배경에는 두 가지 측면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수입차는 우리나라 소비자의 풀 옵션의 선호성을 알고 미리 풀 옵션으로 장착하여 한국으로 수출하는 것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높은 가격으로 그냥 구입하여야 하는 만큼 다른 국가 대비 높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실용적인 문화 감각이나 소비자 단체의 홍보 등만 강화하여도 다양성과 실용적인 시스템은 안착될 수 있어서 더욱 안타깝다고 할 수 있다.

두 번째로 국내 메이커의 관행이다. 초기에 신차가 출시할 때부터 다양한 옵션을 패키지 상품이라 하여 묶어서 판매하는 방식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간단한 안전장치라 판단되는 옵션을 선택하고 싶어도 여러 개로 묶여있는 패키지 상품을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선택하여 과도한 비용이 지불된다고 할 수 있다.

이 부분은 정부에서도 관심을 가지고 메이커에 낱개 형태로 주문받을 것을 언급하였으나 아직도 시정되지 않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낱개의 옵션이 설사 조금 고가여도 된다고 언급하였으나 패키지화는 아직도 활성화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정부의 관심이 중요한 이유이다.

한 예를 들면 최근 대부분의 자동차에는 선루프가 있으나 1년 내내 제대로 사용하는 소비자는 없을 것이다. 한두 번 열어보는 이유도 선루프가 고장이 났는지 확인하기 위하여 열어본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장치가 곳곳에 장착되어 비용 낭비가 되고 있다고 볼 수 밖에 없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냉정하게 따져보고 필요한 옵션을 정리하고 욕심을 내지 말고 사전에 구입비용이나 차종 등을 냉정하게 판단하여 구입하여야 한다는 얘기다.

현장에서 딜러의 설명에 넘어가 상위 기종을 선택하는 우는 범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신차를 구입하면 사용설명서를 꼼꼼히 살펴보고 이전 차량과의 비교도 꼭 중요한 항목이다. 정부에서는 차량 가격 대비 각종 옵션에 문제점이나 소비자 입장에서 과도한 부분은 없는지 제도적 보완점을 무엇이 필요한지도 곰곰이 생각할 필요가 있다.

관련 소비자 단체도 방향성을 가지고 제대로 알리기에 노력하여야 한다. 동시에 메이커나 판매자 입장에서는 단기적인 이익 창출보다는 길게 보는 시각으로 충성 고객을 늘리는데 초점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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