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례 없는 폭염이 식탁 물가까지 뒤흔들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어 ‘폭염에 따른 농산물 수급 전망 및 대책’을 발표했다.

김정욱 농식품부 유통소비정책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폭염으로 배추·무 등 일부 노지채소 가격이 상승했지만 현재까지 그 외 품목 영향은 제한적”이라면서도 “향후 고온 장기화 시 농축산물의 공급이 불안정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폭염 장기화로 농가 피해가 커지고 일부 농축산물의 수급 악화가 우려된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실제로 이달 상순까지 평년 수준의 가격이던 노지채소가 중순부터 크게 오르는 추세다.

특히 고온에 민감한 배추의 경우 ‘이상기상 대응 매뉴얼’에 따라 지난 18일 ‘경계경보’가 발령된 상태다.

고랭지 배추 주산지인 강원 지역에 이달 상순께 많은 비가 내린데다 폭염으로 중·하순 주 출하지역에서 무름병이 발생하면서 가격이 1포기당 2652원까지 올랐다. 이달 상순의 1828원보다 45.1%, 평년보다는 27.9% 각각 높은 가격이다.

아직까지 폭염 영향이 덜한 과채·과일과 축산물은 계절적 수요 증가와 농가의 출하 조절 실패로 가격 오름세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남부 지방의 조기 출하가 끝난 토마토와 수박이 대표적이다.

토마토의 이달 중순 10㎏당 가격은 1만8286원으로 상순의 9086원보다 101.2%, 평년보다는 41.2% 올랐다. 수박도 1통(8㎏)당 1만5287원으로 이달 상순의 1만2524원보다 22.1%, 평년보다는 5.6% 비싸졌다.

축산물은 통상 여름철 휴가와 보양식 특수로 수요가 늘어난다. 여기에다 폭염을 견디지 못하고 가축 폐사량이 늘면서 일부 품목(닭고기·계란)의 수급에 빨간 불이 켜졌다.

이달 중순 기준으로 돼지고기는 1㎏당 5335원으로 평년보다 10.1%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닭고기(산지)는 1㎏당 1500원으로 이달 상순의 1313원보다 14.2%, 계란(산지)은 10개당 819원으로 이달 상순의 676원보다 21.2% 각각 높다.

국민들은 뜨거운 날씨에도, 높아진 밥상 물가에도 한숨이 절로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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