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무부가 당초 이란산 원유 수입을 전면 중단하라는 요구에서 한발 물러서 이란산 원유 수입을 줄이는 국가들과는 각국 입장을 고려해 사안에 따라 협력하기로 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이 최근에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뉴욕 타임즈 등 외신은 브라이언 후크(Brian Hook) 미 국무부 정책기획국장이 이같이 밝혔다고 보도했다.

미 국무부는 동맹국들에 오는 11월 4일까지 이란산 원유 수입을 전면 중단해 줄 것을 요구했다. 또 이란산 원유 수입에 대해 어떠한 예외도 허용하지 않고, 이를 위반할 경우 제재를 가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트럼프 미 행정부의 입장 변화는 이란산 원유 수입량이 많은 인도와 한국, 터키 등 미국과 가까운 동맹국들이 정해진 기일 내에 이란을 대체할 원유 공급선을 확보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중국, 인도, 터키 등 이란의 주요 원유 수출 대상국들은 미국의 이란산 원유 수입 전면 중단 요구를 거부했다.

또 미국의 이 같은 변화는 국제 유가 상승에 대한 우려도 작용한 것으로 관측된다. 미 국무부는 대(對)이란 제재가 세계 원유공급과 유가에 부정적 영향을 주지 않도록 중동 산유국들과 긴밀히 공조해 나갈 것을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제유가 상승에 대해 지속적으로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다.

사우디도 미국과 인식을 같이해 국제유가 상승 완화를 위해 200만b/d를 증산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사우디는 200만b/d를 증산할 수 있는 공급여력을 보유하고 있으나, 미국과의 합의에 따른 증산이 즉각 이뤄질 수 있을지는 분명하지 않다고 밝혀 실제로 증산 계획이 이행될지는 미지수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의 지속적인 대이란 경제제재 조치로 이란이 정치적·경제적으로 고립될 경우 내년 2분기 국제유가가 배럴당 90달러 이상으로 상승할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실제로 트럼프 행정부가 동맹국들에 이란산 원유 수입을 전면 중단할 것을 요구한 당일인 지난 6월 26일 국제 유가는 일제히 상승했다. 브렌트유 가격은 전일 대비 2.1% 상승한 배럴당 76.31달러,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유는 전일 대비 3.6% 상승한 배럴당 70.53달러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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