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지도=해줌’ 인지도 쌓으며 ‘승승장구’

기상위성영상을 활용한 해줌의 발전량 예측 시스템 화면. (사진제공:해줌)
기상위성영상을 활용한 해줌의 발전량 예측 시스템 화면. (사진제공:해줌)

“아픈 곳을 알고 해결법을 내놓는 것, 또 업계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주는 게 저희의 일이죠.”

권오현 해줌 대표는 기업의 나아갈 방향을 묻는 질문에 “‘업계가 가려워하는 부분’을 해소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해줌은 태양광 업계에서 조용하지만 강한 인플루언서(influencer)다. 최근 몇 년 새 소위 태양광 ‘붐’이 일었지만 발전소 분양이나 시공에 매달리는 선택을 하기보단 발전량 예측 기술을 심화하고 대여사업, 태양광 발전소 매매와 같이 재생에너지 보급에 힘을 실어주는 사업을 택했다. 재생에너지를 확대해나가기 위해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적확하게 짚어온 것이다.

해줌이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햇빛지도 덕이었다. 요즘은 태양광 발전사업이 흥행하면서 관련 정보를 얻는 경로도 훨씬 다양해졌지만 몇 년 전만 해도 업계 종사자가 아니라면 예상 수익과 투자비가 개략적으로 얼마가 될지를 가늠하는 것이 어려웠다. 정보의 쏠림과 불투명함으로 사업 진입의 허들이 높았던 것이다. 그래서 햇빛지도는 인기를 끌었다. 발전사업을 하려는 곳의 주소를 써넣어 검색하면 예상 발전량과 투자비, 수익률이 대략 얼마나 되는지를 보여줬기 때문이다. 태양광을 잘 아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정보에 가닿을 수 있게 해 사업의 문턱을 낮추는 데 기여한 것이다.

권오현 대표는 “햇빛지도를 가지고 나온 것은 정보의 부족 때문이었고, 주택에 태양광 발전설비를 대여해주는 사업 역시 정부가 도입하기 이전부터 자체적으로 준비해왔다”고 설명했다. 사람들이 돈 걱정 없이 태양광 발전의 장점을 누렸으면 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해줌의 대여사업은 3년 연속으로 가구 수 기준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해줌이 지난해부터 시작한 태양광 발전소 매매 서비스도 맥을 같이한다. 권 대표는 “태양광 업계에서 금융이 더 활성화되지 못하는 것은 발전소와 발전소 소유자의 관계가 너무 고착돼 있기 때문이라 봤다”며 “발전소 매매 서비스는 자동차 중고 시장처럼 발전소 소유자의 사업 성패와 상관없이 발전소 매매를 자유롭게 하고, 그로 인해 금융이 더 활성화될 수 있도록 이끄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해줌에는 올해 6월 기준으로 1000명 가까이 되는 발전소 매수 희망자가 모였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5000억원이 넘는다. 하지만 발전소를 판다는 사람은 수요보다 적다. 사업 여부가 불확실한 분양사업보다 확실히 수익을 보장해주기 때문에 인기가 많은 것이다.

해줌은 소프트웨어 기술을 발전시키기 위한 노력도 아끼지 않는다. 최근 독일에 법인을 설립하고 발전량 예측 서비스 고도화와 해외시장 진출을 꾀하는 것도 이 노력의 일환이다. 지난 5월 말 전기사업법이 개정되면서 이르면 당장 올해 말부터 전력중개사업이 시작된다면 발전량 예측 기술의 고도화는 더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재생에너지의 발전량을 예측하고 이를 모아 판매하는 VPP(Virtual Power Plant)의 역할이 더 중요해지는 것이다.

해줌은 이미 2016년 소규모 전력중개시장의 시범사업자로 선정됐던 만큼 거래시장에서도 사업을 활발히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권오현 대표는 “독일 법인에서의 발전량 예측 고도화에도 집중해 태양광 발전의 간헐성을 보완할 수 있는 기술을 마련할 것”이라며 “올해 하반기에는 태양광 연계 ESS 사업에도 박차를 가할 생각”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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