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전력기기 시험전문가 2명이 세계 최고 권위의 전력기기 시험협의체의 기술그룹 리더로 선임됐다. 유럽 제조사들의 앞선 기술력을 바탕으로 기술장벽을 높여가고 있는 시기에 국제규격 개정에서 국내 제조사의 의견을 반영하고 기술그룹 활동을 주도하는 등 시장 주도권 확보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전기연구원(원장 최규하)은 최근 박승재 본부장(전기기기평가본부)와 류정현 팀장(대전력시험1실 선임기술원)이 비유럽권 최초로 세계단락시험협의체(STL) 기술그룹 의장에 선임됐다고 밝혔다.

STL은 전 세계 단락시험소간 협력을 위한 국제포럼이자 세계 중전기기 산업계에서 독보적 권위를 가진 시험인증 분야 협의체다.

유럽 제조사들은 세계 중전기기 시장에서 앞선 기술력을 바탕으로 기술장벽을 높여가고 있으며, 이에 맞춰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 등의 국제 규격도 꾸준히 개정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 맞춰 STL은 균일한 시험적용 방법을 개발하고, STL에 속한 각 시험소들은 기관별 능력 및 이해관계에 따라 주도권을 갖기 위해 기술그룹 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

KERI 박승재 본부장과 류정현 선임은 17개 그룹 중 가장 중요한 ‘고압차단기’ 분야에서 비유럽권 최초의 기술그룹 의장으로 선임됐다. 그동안 STL 기술위원회의 멤버로 활동하며 유럽 중심 운영 회의체에서 KERI의 기술력을 각인시키기 위해 노력했고, 이번에 의장직을 수행하게 됐다.

박승재 본부장이 맡을 TG4는 중전기기 시험 중 가장 중요한 고압차단기를 다루는 기술그룹이다. 전통적으로 유럽권에서 의장을 맡고 있었지만 STL에서의 KERI의 위상과 박승재 본부장의 능력을 인정받아 의장에 선임됐다.

류정현 팀장이 담당할 TG17은 차단기를 대상으로 가장 가혹한 시험조건인 ‘근거리선로고장(SLF)’에 대한 시험품질의 균일화를 목표로, 세계시험소 간 측정능력을 비교하기 위한 기술그룹이다.

KERI는 15년 만에 비유럽권에서 처음으로 고압차단기 관련 기술그룹의 의장직 2개를 확보, 그동안 유럽 중심이었던 STL에서 아시아 시험인증기관을 대표한 KERI의 영향력은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KERI 관계자는 “추후 국내 업체들을 대상으로 기술적 어려움 및 요구사항 등의 의견을 수렴할 것”이라며 “또 정기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국제 규격의 개정 동향을 발 빠르게 전달하고 관련 종사자들의 기술 수준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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