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2018 러시아 월드컵’ 본선 경기가 열린 지난 18일, 23일 오후. 도심 곳곳은 4년 만에 찾아온 응원전 열기에 후끈 달아올랐다. 가장 뜨거운 인기를 누린 것은 다름 아닌 ‘치킨집’이다. 대형 치킨집들은 직장, 가족 단위 손님들로 북새통을 이뤘으며, 가게 밖은 대기 손님으로 북적였다. ‘월드컵 특수’의 재림이다.

응원 인파가 몰리는 월드컵은 요식업계에는 대표적인 성수기로 꼽힌다. 특히 월드컵은 야외활동이 많은 여름철에 열려 수요가 더 많다. 치킨업계에선 “월드컵만 바라보고 가게를 열었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실제로 같은 기간에 치킨 업계의 매출은 크게 뛴 것으로 나타났다. 치킨 프랜차이즈 BBQ에 따르면 지난 23일 매출이 평소 주말보다 70% 늘었다. 월드컵 개막 이후 매출은 평상시보다 평균 25% 이상 확대됐다.

매출 확대를 위해 특단의 조치를 감행한 점포들도 많다. 주문 폭주가 예상됨에 따라 일부 점주들은 일시적으로 배달인력을 늘리거나, 높은 수수료율을 감내하면서도 배달대행사를 이용한 경우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확대일로에 있는 배달 O2O 업체들도 수혜 대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례로 배달의 민족이 지난 2014년 브라질 월드컵 국가대표경기일 배달 주문 수를 분석한 결과, 최대 8배까지 주문이 폭등했는데 그 중 절반 이상인 53.3%가 치킨 주문이었다.

하지만 이번 월드컵으로 인한 특수가 앞선 대회만큼의 성과를 내기엔 어렵다는 우려 섞인 시선도 있다.

먼저 경기 시간대가 새벽 시간대에 몰려있다는 점이 첫 번째 이유다. 한국전의 경우 독일과의 경기가 오후 11시에 예정돼 사정이 나은 편이지만, 대부분의 경기가 새벽 시간대에 진행된다.

또 한국 대표팀의 16강 자력 진출이 어려워짐에 따라 상대적으로 이른 시일 내에 월드컵 열기가 사그라질 것이란 시각도 있다.

저성장, 경기침체 등 위축된 내수시장에 월드컵과 같은 특수는 단시간 내 시장을 다시 뛰게 하는 활력소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러시아에서 불어온 특수가 얼마나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우리가 한국과 독일의 32강 마지막 경기를 응원해야 할 이유가 또 하나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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