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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 산업구조 개편 목소리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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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탈원전을 기조로 하는 에너지전환 정책을 추진하면서 원자력계는 원전수출 등 자구책 마련에 분주하지만, 보다 근본적으로 원자력 산업구조의 변화를 꾀해야 한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말 신규 원전 건설 백지화와 노후 원전 수명 연장을 골자로 한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이 발표됐으며, 현재 건설이 한창 진행 중인 신고리 5·6호기는 ‘국내 마지막 원전’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국내 신규 원전 건설 물량이 전무한 상황에서 원자력계는 해외 원전 수출에 사활을 걸고 있다.

문제는 해외 시장은 국내 시장에 비해 수주 전망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수출의 기회를 포착하기 위한 기회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산업 구조를 조성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에너지전환 정책 이전에는 국내 신규 원전 건설을 통해 원자력 산업 생태계를 유지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국내 시장을 기반으로 버틸 수 없기 때문이다.

또 일각에서는 정부의 에너지전환 정책으로 원자력 산업구조변화의 필요성이 10년 앞당겨졌을 뿐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설계수명 만료 시 운영연장을 추진하지 않고 대체 원전을 건설한다고 가정해도 해체 원전이 1000MW 규모인 데 반해 신규 원전은 1400MW로 전원믹스에서 원자력이 확대되지 않는 한 건설 규모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 경우 2030년까지 10년 평균 4~5기의 신규 원전이 필요하지만, 대체 원전의 설계수명이 최소 60년인 점을 감안하면 신규 원전 수요 확대를 기대하기 어렵다.

결국 국내 원자력 산업은 필연적으로 구조개편을 모색할 수밖에 없다는 게 원자력계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가장 대표적으로 논의되는 방안 중 하나는 건설 사업에 의존도가 높은 설계엔지니어링 산업과 발전 운영자와의 결합이다. 이를 통해 설계엔지니어링과 원전 운영기술을 패키지함으로써 수출경쟁력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또 설계엔지니어링의 고급기술을 활용해 국내 원전 운영의 안전성 강화도 가능하다.

프랑스도 원자력 산업이 위기에 빠지자 원전설계제작자인 아레바(AREVA)가 발전사업자인 프랑스전력공사(EDF)와 원자력 사업부문을 병합했다.

또 건설 사업에 의존도가 높은 주기기 제작자가 핵심 기기 정비 사업에 참여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국내 주기기 제작자는 그간 터빈, 원자로, I&C 시스템 공급 등 건설 사업을 중심으로 운영했다. 향후 국내 신규 원전 사업을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주기기 제작자가 건설 사업 중심에서 핵심 기기 정비 사업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선 현재 공기업 중심 원전정비지원 체계를 개방할 필요가 있다. 이 경우 기기공급자가 직접 정비지원에 나설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원자력계 전문가는 “정부의 에너지전환 정책으로 원자력 산업이 위기에 봉착한 것은 사실”이라며 “원자력 산업 생태계를 유지하기 위해, 정부 정책으로 직격탄을 맞은 설계엔지니어링 산업과 주기기 제작산업에 활로를 열어줘야 한다. 해외 원전 수출에 성공하더라도, 산업 생태계가 무너지면 아무 소용없다”고 강조했다.
작성 : 2018년 06월 14일(목) 13:40
게시 : 2018년 06월 15일(금) 08:34


조재학 기자 2jh@electimes.com        조재학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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