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증클리닉에서 진료를 하다 보면 50대 이상의 여성환자들에서 퇴행성 관절염으로 고생하시는 분들을 참 많이 만나게 됩니다. 그중에서도 무릎 관절은 체중이 부하되는 관절로 특히 퇴행성 관절염이 호발하는 부위입니다.

우리나라는 과거에 좌식 생활을 주로 해왔던 생활습관 때문에 특히 무릎의 퇴행성 관절염 환자가 많습니다.

퇴행성 무릎관절염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노화로 인해서 관절의 연골이 닳아서 생기는 일차성인 경우가 대다수이나 외상에 의해서 연골파열 등의 손상이 있었던 경우 젊은 나이에서도 이차성으로 생길 수 있습니다.

퇴행성 무릎관절염의 증상은 처음에 일어설 때의 통증이 나타납니다. 이후에 관절염의 정도가 심해짐에 따라 무릎이 붓거나 열감이 나타나기도 하며, 계단을 오를 때 시큰한 느낌이 옵니다. 무릎 관절의 변형이 생기면서 무릎을 구부리기 힘들게 되고, 내측 관절면의 마모로 O자형 다리로 변하게 됩니다. 방사선 검사에서 골극이 형성되고, 관절 간격이 특히 내측면이 좁아지는 양상이 보입니다. 그리고 골경화의 양상으로 진행합니다.

퇴행성 무릎관절염의 치료는 우선 초기에는 일반적으로 보존적 요법에 의존합니다. 무릎관절에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서 체중을 줄여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염증을 억제하기 위해서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를 복용하거나 관절강내로 연골주사를 투여합니다.

일단 증상이 심해서 병원을 내원하게 되면 가장 효과적이고 보편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치료법은 연골주사입니다. 보통 1주 1회, 1관을 3주간 연속하여 무릎관절강 내에 투여합니다. 연골주사는 관절의 연골을 구성하고 있는 히알루론산을 주성분으로 하는 주사로 퇴행성 관절염에서 줄어든 관절 활액을 채워 윤활작용을 하여 관절 운동을 원활하게 하게 합니다.

이 밖에도 진통 및 소염작용도 있으며 내인성 히알루론산의 생성을 자극하여 짧게는 3개월 길게는 1년 정도 효과가 지속됩니다. 그리고 반복 투여 시에도 전신적인 부작용이 없는 안전한 약입니다. 최근에는 6개월에 한 번만 투여하는 연골주사 제제가 출시되어 3주 동안 맞아야 되는 기존주사제에 비하여 환자의 순응도가 늘 것으로 보입니다.

외래에서 환자를 진료하면서 연골주사를 권하거나 설명을 드리면 많은 환자분들이 무릎 관절에 투여하기 때문에 연골주사를 뼈주사로 오해하여 이거 뼈주사 아니냐고 묻곤합니다. 하지만 연골주사는 뼈주사와는 완전히 다릅니다. 관절강내로 투여된 히알루론산은 관절에서 윤활유 역할로 관절 움직임을 자유롭게 해주고 염증을 제거하고 통증을 억제시킵니다.

또한 정상적인 관절환경을 장기간 유지시켜주며 연골을 보호하고 망가지는 것을 막아주는 현재로선 가장 좋은 치료법 중 하나입니다. 필자는 환자들에게 설명할 때 자전거 체인에 주기적으로 녹슬지 않도록 기름을 칠하는 것에 비유하곤 합니다. 이에 반하여 일반적으로 우리가 뼈주사라고 알고 있는 스테로이드 주사는 강력한 소염작용으로 인하여 단시간에 관절의 부기를 빼고 통증을 줄여줍니다. 하지만 호르몬에 변화를 줄 수 있는 약제이기 때문에 과량을 반복 투여 시 체중증가, 당뇨, 고혈압, 면역력 감소 등의 전신적인 부작용뿐 아니라 관절 연골을 손상시키며 감염을 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또한 부주의하게 힘줄 내 투여 시 힘줄을 약화시키고 심해지면 파열을 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물론 통증이 너무 심하거나 부종이 심할 경우에 한해서 적절한 용량으로 일정한 시간간격을 두고 치료한다면 중등도의 퇴행성 무릎관절염에 좋은 치료법이 될 수 있으며 실제 외래에서 많이 사용하고 있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무릎 관절 주위의 인대를 튼튼하게 해주는 인대강화주사(프롤로주사), 세포재생을 촉진시킨다는 DNA주사, 환자 본인의 혈액을 채취하여 원심분리하여 혈장단백질 성장인자가 풍부한 고농축의 혈소판을 무릎관절에 재투여하는 PRP주사 (현재 국내에서는 식약처의 신의료 허가를 받지 못했음) 및 줄기세포치료 등 여러가지 비수술적 치료들이 연구되고 실제 많은 병원에서 시행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비수술적 치료에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는 방사선 사진상 K&L grade IV의 중등도 환자는 인공관절 치환술을 시행합니다. 단, 인공관절에 대해서는 장기간 사용으로 해리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환자의 나이가 적을 때는 고위 경골 절골술도 고려할 수 있습니다.

퇴행성 무릎관절염을 완치시키는 치료법은 없습니다. 평소 증상이 더 심해지지 않도록 무리하지 않는 한도 내에서의 꾸준한 운동과 적당한 체중을 유지하는 것, 그리고 무릎에 무리가 가지 않는 생활 습관을 가지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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