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정해인(30)은 행복하게 연기하는 배우로 성장하는 꿈을 꾸고 있다.

정해인은 JTBC 금토 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를 통해 ‘연하 남자친구 신드롬’을 일으켰다는 호평을 듣는다. 어떤 기분일까.

"신드롬이란 말이 실감이 나지 않는데요"라고 자세를 낮춘 정해인은 "우리 드라마를 많이 사랑해주신 것은 체감해서 알고 있습니다. 매우 감사하죠”라고 팬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2014년 TV조선 금토 드라마 ‘백 년의 신부’에서 배우로 데뷔한 그는 4년 만에 처음으로 주연을 따냈다. '멜로 여제' 손예진의 안방극장 복귀작으로 주목받은 '예쁜 누나'에서 알고 지내던 누나 '윤진아'(손예진)를 사랑하는 '서준희'를 열연했다.

불과 몇 달 전까지 "정해인" 하면 '도깨비'에서 '은탁'(김고은)의 첫사랑 오빠, '당신이 잠든 사이에'의 '홍주'(배수지)를 좋아하는 훈남 경찰관 등 설명이 필요했던 그는 이제 이름 앞에 '국민 연하 남친'이라는 수식어가 따라 다닐 정도로 스타로 발돋움했다.

정해인은 요즘 드라마가 성공하면서 행복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하지만 그가 느끼는 행복감은 전과 큰 차이가 없다. 배우로 산다는 것 자체가 그에게 이미 가장 행복한 일이기 때문이다.

“데뷔하면서부터 계속 행복하게 살아왔어요.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이에요. 아마 제가 한 작품, 한 작품 마치고 인터뷰할 때마다 똑같이 (제가 행복해하고 있음을) 여러분은 느끼실 것입니다.”

이는 앞으로 연기하면서 한결같은 배우가 되겠다는 약속이기도 하다.

“전 일상생활 속 사소함이 주는 행복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오늘 행복하지 않으면 내일도 행복하지 않다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앞으로 있을) 언젠가를 위해 오늘을 희생하면 제가 너무 힘들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죠.”

그는 꿈도 '행복한 배우'다.

"그냥 하루하루 행복한 배우가 되고 싶은 바람이에요. '어떤 배우가 되고 싶냐?'고 누가 제게 물어보면 답은 늘 '오늘 하루를 행복하게 사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랍니다. 하루를 마무리하고 침대에 누웠을 때 하루를 돌이켜 보고 체크하는 편이에요. 뭘 체크하냐고요? '내가 오늘 꿈을 이뤘나'죠."

'예쁜 누나' 연출자 안판석 감독은 지난달 26일 간담회에서 "준희도 변해간다. 능청 떨며 가벼워 보이지만, 점점 진지한 준희로 변하고 있다. 우리 드라마는 윤진아의 성장기면서 서준희의 성장기이기도 하다"고 소개했다.

정해인은 완벽한 남자인 준희와 자신과 닮은 점으로 '재미없는 성격'만 꼽았다. 그러나 '예쁜 남자'가 막을 내린 뒤 만난 그에게선 안 감독의 말처럼 진지해진 준희와 꼭 닮은 모습도 보였다. 지난해 말 영화 '역모-반란의 시작'(감독 김홍선)에서 주연한 정해인을 인터뷰했던 선배가 "어른스러운 친구"라고 격찬한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올해 우리 나이로 서른한살이 된 그다. 20대와 30대에 하는 연기에 다른 점이 있을까.

정해인은 "묵묵히, 그리고 꾸준히 감사하게 여기는 배우의 길을 걸어가려는 마음은 변치 않았어요"라면서도 "다만 이제는 책임감도 따르는 것 같아요. 제 연기에 대한 책임감이죠"라고 설명했다.

이어지는 "저는 명함이 없잖아요. 연기가 명함이 될 수 있도록 정말 책임감을 느끼고 일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는 말은 정해인이 '반짝스타'로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예견하게 한다.

"가족, 친구, 팬, 시청자 등 저를 사랑해주는 사람들을 인정하고, 그들의 의견을 존중합니다"는 그의 말은 이를 더욱 확신하게 한다. 남의 고언을 받아들일 줄 아는 열린 마음이야 말로 세상에서 가장 혹독한 채찍질이어서다.

정해인이 앞으로 행복한 배우로서 자신만의 필모그래피를 어떻게 채워나갈지 벌써 기대하게 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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