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등 여러 나라서 LNG발전소 이용률 갈수록 낮아져
국내도 환경급전 등 제도개선 없이는 가스수요 줄 수도

전 세계적으로 에너지전환이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과도기적으로 천연가스의 역할이 커질 것으로 전망됐지만, 실제 천연가스발전소들의 이용률이 갈수록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에너지전환의 롤 모델로 손꼽히는 독일의 경우 2015년 원전 11개를 폐쇄하는 등 원전을 폐쇄하고, 재생에너지 비중을 높이는 에너지전환 과정에서 가스발전소의 이용률은 갈수록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독일뿐만 아니라 다른 국가들도 상황은 비슷하다. 온실가스 감축 측면에서 앞으로 재생에너지와 더불어 가스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원전이나 석탄에 비해 가격이 비싸 실제 발전기 이용률은 떨어지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원전과 석탄 비중을 줄이는 대신 재생에너지 비중을 2030년까지 20%로 높일 계획이지만, 지난 몇 년간 가스발전소의 이용률은 더 낮아지고 있다. 최신 발전기를 적용한 A발전소의 경우 2015년 이용률 70.90%에서 2016년 70.04%, 2017년 50.76%로 낮아졌고, 올해는 40%대로 추락했다.

정부가 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환경개선비용 등을 전력시장 급전순위 결정 시 추가로 반영하고 석탄․LNG 등 발전연료 세제를 조정해 LNG 발전의 가격 경쟁력과 이용률을 높이겠다고 발표했지만, 아직 구체적인 제도개선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이용률이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박희천 인하대 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가스발전소의 이용률이 낮아지고, 재생에너지 보급이 확대될수록 가스발전의 효용도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로 인해 가스복합발전소에 대한 투자가 줄어들고 있어 최근 지멘스와 GE 등 가스복합발전기 메이커들도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설 정도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도 환경급전이나 에너지세제 개편 등을 조속히 추진하지 않으면 가스발전기의 이용률은 낮아질 수밖에 없다”며 “정부가 말로만 에너지전환을 외칠 게 아니라 구체적인 제도개선책을 내놔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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