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의 환자가 어깨가 아프다고 진료실에 들어옵니다. 어느날부터 아무런 이유없이 조금씩 아프더니 이제는 통증 때문에 머리를 감거나 빗질을 하기도 힘들다고 합니다.

특히 밤에 환측이 아래로 가게 옆으로 누우면 통증 때문에 수면이 방해가 된다고 합니다. 팔을 돌리지 못하므로 옷 입고 벗는 데도 무리가 있습니다. 이런 증상은 특징적인 오십견 증상으로 대부분의 환자들에게 일반적으로 나타납니다.

특별히 다친 적도 없는데 갑자기 어깨가 아프고 어느 순간부터 점차 팔을 옆으로 들거나 뒤로 돌리기 어려워질 때 우리는 오십견이라고 진단합니다.

오십견은 독립된 질환이 아니라 어깨관절의 능동적, 수동적인 운동 범위의 제한을 가지면서, 확인된 다른 원인이 없을 때를 말합니다. 즉 어깨 통증과 더불어서 어깨 관절이 굳어지면서 운동의 제한을 받게 되는 상태를 말합니다. 오십견의 유발인자로는 아무런 원인을 찾을 수 없이 특발성으로 오는 경우와 지속적인 어깨고정, 고령, 당뇨, 어깨 부위 외상 등 이차적으로 오는 경우가 있으며, 특히 당뇨병이 있으면 5배 이상 위험성이 증가합니다.

어깨가 아프고 팔을 들지 못할 때 우리는 대개 오십견을 떠올리게 됩니다. 하지만 어깨를 들고 돌리는 회전근개라는 힘줄이 끊어지거나 석회성 건염인 경우도 많아 적절한 검사 및 치료를 해야 합니다. 감별진단을 위해 능동적이고 동시에 수동적으로도 운동범위가 제한된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심한 회전근개 파열의 경우에는 능동적으로는 팔을 올릴 수 없지만, 의사가 수동적으로 들어올리면 잘 올라갑니다. 심한 퇴행성 관절염이나, 석회성 건염, 골절 등은 능동적, 수동적으로 모두 움직일 수 없지만, 방사선 소견상 이상이 관찰됩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감별점은 오십견으로 인한 통증은 보통 3~4개월 이상 서서히 지속된다는 것입니다. 병원에 내원하기 며칠전부터 갑자기 이렇게 아프다고 한다면 오십견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오십견으로 알고 물리치료나 한방치료를 상당기간 시행한 후 병원에 오는 환자의 70% 정도가 다른 병으로 진단됩니다. 그러므로, 정확한 진단과 병에 맞는 적절한 치료가 중요합니다.

오십견은 치료를 하지 않아도 1년 정도 지나면 저절로 관절의 운동범위가 회복되고 점차 통증이 줄어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기간이 너무 길고 시간이 지나도 자연치유 되지 않아 시술까지 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조기에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오십견의 치료는 수동적 관절 운동을 통한 관절 운동범위의 회복이 가장 중요합니다. 통증이 줄더라도 관절 운동범위가 회복되지 못하면 굳어 있는 관절낭에서 다시 염증물질들이 분비돼 통증을 유발할 수 있으며 이는 만성화의 원인이 되기 때문입니다.

팔을 조금만 움직여도 통증이 유발되는 질병의 초기 즉, 급성기에는 일정 기간 휴식을 취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와 주사치료 및 물리치료로 염증을 가라앉히고 통증을 경감시켜 줍니다.

어깨관절은 견갑상신경과 액와신경이라는 두 가지 말초신경의 지배를 받습니다. 소염제를 섞은 국소마취제를 이용하여 견갑상 및 액와신경 치료주사를 놓으면 즉각적으로 어깨통증을 줄여주어 움직임을 편하게 할 뿐만 아니라 관절을 싸고 있는 관절낭의 염증을 줄여 통증을 줄여줍니다.

통증이 어느 정도 조절되면 어깨 관절의 통증을 심하게 유발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능동적 관절운동 및 도수치료 등을 통한 수동적 스트레칭이 필요합니다. 수동적 관절 운동은 따뜻한 온찜질 후에 시행하는 것이 효과적이며 추운동, 손가락으로 벽 걸어 오르기, 막대를 이용한 운동, 도르래 운동 등을 이용합니다.

위와 같은 기본치료로 통증 및 관절운동의 개선이 효과적이지 못할 경우 굳어진 관절낭에 수액을 넣는 수압팽창술을 시행하면 굳어 있는 관절낭이 부풀어 오르면서 관절의 움직임이 좋아지는 경우가 있으며, 어깨 부위를 부분마취하여 통증을 느끼지 못하게 한 다음 의사에 의해 도수조작술을 통해 견관절의 운동범위를 회복시키는 시술 (Brisement Force)을 하기도 합니다. 대부분 이러한 시술로 관절운동 범위의 회복을 보이나 심한 경우에는 관절경을 이용해 굳어지고 두꺼워진 관절낭을 풀어주는 수술을 시행할 수도 있습니다. 수술을 시행한 경우에도 수술 후 상당 기간 수동적 운동 치료가 필요합니다.

오십견은 흔히 오십대에 많이 발생한다고 하여 붙여진 진단명이나 정식명칭은 유착성 견관절염으로 나이와 무관하게 발생할 수 있으며 손짚고 넘어지는 등의 외상이 있었던 경우 젊은 사람에서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한 번 발생하면 재발도 흔하고 치료기간이 길어지기 쉽기 때문에 평소와 다른 어깨의 불편감이 있을 경우에는 조기에 적절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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