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균 회장 ‘소방시설공사 분리발주 간담회’서

“아들에게도 소방 분야 일을 하라고 권유할 수가 없다.”

김태균 한국소방시설협회 회장<사진>은 소방시설협회가 25일 대구 인터불고호텔에서 개최한 ‘소방시설공사 분리발주 간담회’에서 “소방산업 분리발주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이 소방산업을 병들게 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회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소방 관련 자격증을 획득했거나 소방을 전공한 학생 가운데 졸업 후 이를 제대로 활용해 취업하는 사람은 3분의 1정도밖에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소방시설협회에 따르면 전국 64개 대학의 소방학과 졸업자는 연간 3000명에 달한다. 그러나 실제로 소방업계로 취업하는 학생수는 1000여명에 불과하다.

소방 분야를 전공했거나, 공부한 학생이 실제로 소방 분야로 진로를 정하는 일이 적다는 얘기다.

김 회장은 이 같은 분위기가 열악한 소방공사업계의 환경 탓이라고 강조했다.

소방공사 분리발주가 법제화되지 않다보니 사실상 건설업체의 하청업체 수준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고, 안정적인 먹거리 확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라는 것.

그러다보니 직원채용도 안정적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일자리 자체가 불안하다보니 학생들이 소방공사 분야에 진출하지 못한다는 게 김 회장의 설명이다.

최근 제천 화재사고 등 연이어 발생하고 있는 대형 화재들이 대부분 소방설비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한 데서 생긴 것이라고도 했다.

소방공사 대부분이 건설 분야와 통합돼 발주되다보니 전문공사업체가 이를 저가로 수주할 수밖에 없고, 제대로 된 공사비를 확보하지 못하다 보니 공사 품질과 신뢰도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현장에서 안전관리자들이 소방설비의 잦은 고장 탓에 전원을 내려버리는 일도 이 같은 배경에서 이뤄진다.

소방시설협회에 따르면 현재 소방공사 분리발주 조례를 추진하는 곳은 총 12곳이다.

이들 지자체에서 발주하는 공사의 92.1%가 분리발주로 이뤄지고 있으며, 이는 분리발주시 제기되는 여러 가지 우려가 단지 우려에 불과하다는 게 김 회장의 설명이다.

김 회장은 “그동안 여러차례 전기공사 분리발주 법제화가 시도된 적 있지만 번번히 무산됐다”며 “최근 안전에 대한 국민들의 요구가 점차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안전의 핵심인 소방 분야가 제대로 된 공사비를 확보하지 못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최근 다시금 법제화가 이뤄지고 있는데, 성공적으로 추진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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