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기자재>

2016년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던 전력기자재 업계는 지난해 매출 확대에 매진하며, 위기 탈출을 모색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수년째 이어진 내수 불황과 수출 둔화로 낮아진 수익성은 돌아올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현대일렉·효성 중공업 수익성 악화…LS산전 ‘독주’

전기계를 리딩하는 ‘중전 빅3’도 업계 전반의 수익성 악화 추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특히 2016년 업계 위기 속에서도 영업이익이 늘어나며 선방했던 현대일렉트릭(당시 현대중공업 전전본부)과 효성 중공업 부문은 매출, 영업이익에 ‘빨간불’이 들어오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LS산전만이 빅3 기업 중 매출,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등 모든 경영지표가 개선되며, 호실적을 기록했다.

먼저 현대일렉트릭(지난해 4월 분사 이전 현대중공업 전전본부 1분기보고서 실적 소급 계산)의 경우 지난해 1조9322억원의 매출을 기록, 전년(2조3336억원) 대비 –17.1% 줄었다. 영업이익도 972억원으로 2016년(1639억원) 대비 –41%나 감소했다.

현대일렉트릭은 이와 관련 중동 등 주력시장의 침체와 경쟁 심화로 인해 매출이 줄었으며 환율 하락, 임단협 타결에 따른 노무비, 원자재 단가 상승 등으로 영업이익이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효성 중공업 부문도 매출은 2조5574억원에서 2조2487억원으로 –12.1%, 영업익은 1854억원에서 660억원으로 –64.4% 축소됐다. 효성은 이 같은 부진을 이겨내기 위해 전력 분야 미발주 프로젝트 발주 추진과 신재생에너지 수주 확대, 지속적인 원가 절감을 통한 이익 개선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연간 최대 실적 경신을 아쉽게 놓친 LS산전은 지난해 매출 2조3437억원, 영업익 1584억원을 기록, 각각 5.9%, 27.3% 성장하며 호실적을 거뒀다.

LS산전은 미국 배전반 수출 확대, 동남아 시장의 안정적인 성장 등 해외 실적 상승세와 전력인프라 부문의 수익성 개선 효과 등 전 부문에 걸친 탄탄한 성장세가 지난해 실적을 견인했다. 국내 사업도 반도체, 디스플레이 중심의 IT분야 투자 증가 덕을 톡톡히 봤다는 분석이다.

◆전선업계 매출 큰 폭 성장…내실은 부족

전선업체들은 매출이 큰 폭으로 성장했다. 다만 내실까지 챙기지는 못했다.

주요 원자재인 구리의 가격 상승이 업체들의 매출 증가를 견인했지만, 초고압을 제외한 중저압, 선박해양 등의 시장이 좋지 않았던 점이 업체들의 수익성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대한전선과 가온전선, 일진전기, 대원전선, LS전선아시아 등 모든 상장 전선업체들의 매출이 늘어났지만, 당기순이익은 모두 감소하거나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대한전선은 초고압 케이블 등 고수익 제품의 수주 확대로 지난해 매출과 영업익이 각각 15.5%, 12.4% 증가한 1조5876억원, 547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당기순손실은 –159억원에서 –488억원으로 오히려 확대됐다.

일진전기도 매출과 영업익은 각각 12.4%, 33.6% 증가했지만, 당기순이익(14억원)이 -21억원 손실로 돌아섰다. LS전선의 베트남법인 지주회사 LS전선아시아도 매출, 영업익이 늘었지만, 당기순익이 소폭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가온전선과 대원전선은 매출은 늘었지만, 영업익과 당기순익이 감소했다.

가온전선은 매출은 8370억원으로 11.7% 늘었지만, 영업익은 79억원, 당기순익은 15억원으로 전년 대비 반토막났다. 대원전선도 매출은 19.6% 늘어 5000억원을 돌파했지만, 영업익은 86.5% 빠진 10억여원을, 순이익은 –26.5% 축소된 16억여원을 기록했다.

◆中企 수익성 감소 추세 뚜렷

전력기자재 중소 제조사도 수익성이 좋지 않았다.

분석 대상 13개사 중 제룡산업과 지엔씨에너지 2곳을 제외한 모든 기업들의 매출이 늘었지만, 9개사의 영업이익이 감소하거나 적자를 기록했다.

광명전기, 선도전기, 서전기전, 제룡산업, 이화전기, 누리텔레콤, 지엔씨에너지 등 7개사는 영업익이 감소했고, 제룡전기, 보성파워텍은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광명전기는 매출이 969억원에서 1016억원으로 늘었지만, 영업익은 36억원에서 22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112억원에 달하던 당기순익은 –20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선도전기도 매출은 939억원에서 1084억원으로 확대됐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8억원, 5억원가량 감소한 15억원과 17억원을 기록했다.

제룡전기는 2016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을 지속했으며, 제룡산업은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반토막났다.

보성파워텍도 매출은 증가했지만, 전년에 이어 영업손실을 이어갔으며, 당기순이익은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반면 옴니시스템, 피에스텍, 비엠티 등 스마트그리드 관련 기업의 실적은 좋아졌다.

옴니시스템은 매출이 두배 가까이 늘었으며, 피에스텍과 비엠티도 매출이 큰 폭으로 확대됐다.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늘어났으며, 특히 비엠티는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이 모두 흑자로 돌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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