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0차 원자력원로포럼 개최
하재주 한국원자력연구원 소장, SMART 원자로 개발 배경 등 설명

3일 서울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제50차 원자력원로포럼’에서 하재주 한국원자력연구원 소장이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3일 서울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제50차 원자력원로포럼’에서 하재주 한국원자력연구원 소장이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향후 원전시장이 대형원전에서 소형원전으로 패러다임이 바뀔 것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3일 서울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제50차 원자력원로포럼’에서 하재주 한국원자력연구원 소장은 SMART 원자로 개발 배경에 대해 설명하면서 “대형원전 프로젝트는 대규모 초기 자본투자가 필요한 장기사업으로, 사업 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원전사업을 추진하는 데 주저하게 된다”며 “소형원전은 상대적으로 초기 자본 투자가 적고, 건설공기가 짧아 개도국은 물론 모든 국가가 원전 도입을 추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소형원전은 ▲소규모 초기투자 ▲높은 안전성 구현 용이 ▲사업기간 단축 ▲기존 전력 인프라(송배전망) 활용 ▲수요증가에 탄력적 대응 ▲해수담수화·지역난방 등 다목적 활용 등이 장점이다.

또 소형원전 시장은 잠재력이 매우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소형원전이 진출할 수 있는 시장으로는 칠레, 카자흐스탄 등 분산 전력수요국과 소규모 전력망을 갖춘 국가들이 꼽힌다.

실제로 전 세계 운영 중인 발전소 12만7000기 중 대형 발전소(700MWe 이상)는 0.5%, 중형 발전소는 3%에 불과하며, 소형 발전소(300MWe 이하)는 96.5%로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현재 30년 이상 노후 화력발전소는 1만8400기로, 소형원전이 개발되면 이를 대체할 것으로 보인다.

소형원전의 시장수요에 대한 전망도 밝다. 미국 내비건트 리포트(Navigant Report)에 따르면 소형원전은 2030년까지 18.2GWe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되며, 일본 전력중앙연구원(CRIEPI)는 2050년까지 소형원전 450~850기 시장이 열릴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에서 개발 중인 소형원전에는 SMART(System-Integrated Modular Advanced ReacTor)가 있다. SMART는 1997년부터 원자력연구원 등 국내 연구기관과 산업체 간 협력으로 개발한 국내 독자적인 모델로, 2012년 세계 최초로 표준설계인가를 획득했다.

정부는 사우디와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총 1억3000만 달러 규모의 SMART 건설 전 상세설계(PPE)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주요 사업 내용은 ▲1호기 설계 ▲인력 교육 및 훈련 ▲SMART 건설 준비 등이다. 올 11월까지 예비안전성분석보고서(PSAR) 제출을 완료하고, 2020년 말까지 표준설계 인가(SDA)를 취득한다는 계획이다. 계획대로 라면 2025년 말 준공할 것으로 보인다.

하재주 원장은 “SMART 사업은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것으로, 대형원전과 비교해 경제성을 평가해서는 안 된다”며 “소형원전 건설지역에서 가장 비싼 에너지원과 비교해 경제성을 따져야 한다”고 말했다.

하 원장은 SMART의 글로벌 사업화 추진을 위해 다자간 협력모델(Sunflower Collaboration Model)을 제시했다. 여건이 열악한 국가에서도 소형원전을 건설·운영할 수 있도록 핵심 서비스(Core Service)를 공유하자는 것이 골자다.

그는 “IAEA는 원전을 운영하기 위해서 정부정책·자금 등 19개의 인프라를 갖춰야 한다고 제시했지만, 대다수 국가가 여건을 갖추지 못했다”며 “규제, 유지, 운영 등의 인력을 맞춤식으로 파견하는 다자간 협력 모델이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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