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세준 산업팀장
송세준 산업팀장

한국은행이 발표한 2월 생산자물가지수는 전월보다 0.4% 상승했다. 1월 0.5%에 이은 2개월 연속 상승이다. 생산자물가는 국내 생산자가 시장에 공급하는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 변동을 보여주는 지표고 이후 소비자물가에도 자연스레 반영된다. 서비스 물가도 0.1% 상승했다. 서비스 중에선 음식점과 숙박이 0.6%로 두드러졌다.

최근 들어 가격 인상은 비단 음식점에 국한하지 않는다. 많게는 5% 넘게 가공식품과 편의점까지 생활 곳곳에서 가격인상 도미노가 진행 중이다. 실제로 안 오른 것을 찾는 게 쉬울 정도로 광범위하고 폭도 가파르다.

물가상승을 두고 최저임금 인상이 주범이란 주장도 커지고 있다. 이른바 최저임금의 ‘역습’이다. 알다시피 올 최저임금은 7530원. 지난해보다 16.4% 올랐다.

하지만 조금만 생각해보면 인건비 비중이 높은 업종이라도 최저임금 인상율 만큼 가격이 올라야 할 이유는 ‘전혀’ 없다는 걸 금방 알 수 있다. 인건비가 원가의 전부가 아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인건비가 늘어나면 생산성 향상과 인력조정 등 부가가치를 올리는 방향으로 노동시장 변화에 대응한다. 인건비가 오르는 만큼 천편일률적으로 제품 값에 반영하진 않는다.

노동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최저임금이 16.4% 올랐다면 물가는 0.32~0.68%p 오르는 게 적당하다. 과거 최저임금 인상 때도 실제 물가상승은 비슷하게 진행됐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최저임금 인상이 자영업자의 인건비 부담을 늘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겠지만 정부 지원책으로 부담이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또 올해 인건비 부담 증가율은 과거 4년 평균 7.4%와 비슷한 수준을 보일 것으로 추정했다.

결과적으로 연초 물가상승, 특히 외식업종과 음식료품의 가격 상승이 과도한 수준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근거도 불분명하고 폭도 지나치다.

그럼에도 불구, 가격인상에 따른 고통은 오로지 국민들 몫이다. 뭔가 억울하지만 하소연 할 곳도 마땅치 않다.

정책 당국은 가격 인상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시장질서 교란행위를 철저히 차단해야 한다.

그게 최저임금제도에 대한 정책적 불신과 불필요한 오해를 줄이고, 물가를 안정화시키는 첫 번째 스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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