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만에 대한민국을 환하게 밝혔던 성화가 18일 꺼졌다. 지난 2월 9일 개막했던 2018 평창 동계올림픽과 이달 9일 시작한 패럴림픽의 대장정이 마무리되는 순간이었다.

특히 지난 9일 동안 평창을 달궜던 패럴림픽은 매 순간 감동적인 이야기를 새로 써내려가며 국민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몸은 다소 불편할지 모르지만 그 누구보다 맑은 영혼과 건강한 정신을 보여준 선수들의 모습은 연일 신문 1면을 장식하고 있는 우리 사회의 추악한 작태를 더욱 부끄럽게 만들었다.

49개국에서 567명이 참가한 이번 패럴림픽은 규모 면에서도 역대 최대였다. 금메달을 획득한 국가도 사상 최다인 21개국이나 됐다. 우리나라는 신의현 선수가 크로스컨트리 스키 남자 7.5km 좌식경기에서 불굴의 투혼을 보여주며 동계패럴림픽 사상 첫 금메달을 따냈다. 대회 기간 중 무려 61.7km를 두 팔로 달린 신 선수는 우리 국민들에게 커다란 울림을 전했다. 불의의 사고로 두 다리를 잃은 뒤 자신을 왜 살렸느냐는 원망과 상실감을 이겨낸 그의 모습은 그 자체가 하나의 드라마였다.

동메달 신화를 써낸 장애인 아이스하키 팀도 대한민국 동계 패럴림픽 역사의 한 페이지를 멋지게 장식했다.

이탈리아와의 동메달 결정전 마지막 3 피리어드에서 종료 3분 18초를 남기고 나온 대한민국 대표팀의 선제 결승골은 이번 패럴림픽의 최고 명장면으로 꼽기에 손색이 없었다.

경기 종료 10초를 남기고 한 마음으로 외쳤던 카운트다운과 종료 버저와 함께 터져나온 관객들의 함성, 얼싸안고 서로를 격려하는 선수들의 모습에선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오성 어벤져스’로 불린 휠체어 컬링 팀을 비롯한 선수들의 선전도 패럴림픽에 대한 국민적인 관심을 불러왔다. 특히 우리나라는 36명의 선수단 중 단 1명도 중도에 포기하지 않고 경기 및 일정을 끝까지 소화한 것으로 알려져 감동을 더했다.

덕분에 이번 패럴림픽이 열린 컬링, 아이스하키, 알파인 스키, 노르딕 스키 등 4개 경기장과 평창 올림픽플라자, 강릉올림픽파크에는 총 74만2642여명이 다녀가며 ‘흥행 대박’을 터뜨렸다. 입장권은 34만5001장이 판매됐으며, 입장권 수입은 70억원에 육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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