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9년 UAE원전 수출이후 중단됐던 해외 원전수출이 속도를 내고 있다. 아이러니 하게도 이번 정부에서 에너지전환을 추진하며 원전의 비중을 축소하고 있는 가운데, 수출확대를 위해 속도를 내고 있으니 진정성에 대해 의문을 갖는 부류도 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백운규 산업부 장관의 행보다.

지난 22일에는 신고리 3호기 현황을 점검하고, 신고리 5‧6호기 건설현장을 둘러본데 이어 23일부터 26일까지 UAE를 방문해 원전수출 확대 행보를 이어갔다. UAE는 우리 기술의 원전이 성공적으로 건설되는 현장으로 해외 원전시장 진출을 노리는 우리나라로서는 가장 좋은 현장이다.

사우디는 오는 2030년까지 1.4GW 규모의 원전 2기를 건설할 계획이다. 지난해 12월 말 한국전력을 비롯한 주요 국가의 사업자들이 제출한 기술정보요구서(RFI) 답변서를 토대로 오는 3~4월쯤 2~3곳의 예비사업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올해 말이나 내년 초 최종사업자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 원전을 수주하기 위해서는 먼저 4월에 발표될 예비사업자에 선정돼야 한다. 백 장관이 이번에 UAE를 방문하는 것도 사우디아라비아 원전 수출의 측면 지원을 요청하기 위해서다.

우리나라의 원전산업은 100% 기술자립을 통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다. 하지만 신고리 5,6호기 건설을 끝으로 신규건설이 없다보니 30년 넘게 공들여 개발한 기술의 사장은 물론 전문 인력의 유출 걱정이 많다. 당장 한수원을 비롯한 원전관련 기업들은 조만간 원전 설계/건설 인력 때문에 골머리를 앓을 수 있다. 원전산업의 자연스런 구조조정을 위해 돌파구를 해외에서 찾는 것은 당연하며, 원전산업계 전체가 힘을 보태야 한다.

정책적 이해관계를 떠나, 한발 앞으로 다가온 사우디아라비아 원전건설 시장 진출은 우리나라 원전건설산업의 명맥을 잇고, 그동안 축적한 기술을 바탕으로 시장을 개척하는 국가적 사업으로 만들어야 한다. 또 에너지전환 과정에서 생각을 달리했던 사람들도 같은 생각으로 힘을 보탤때 새로운 시장도 열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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