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권익’위한 제도개선 매진
‘조직쇄신’통해 변화시대 대응
‘후학양성’전기인소명 다할 것

유상봉 전기기술인협회 중앙회 회장이 지난 2월 28일을 끝으로 선출직에서 물러나 일반회원으로 돌아갔다. 사자성어로 ‘복귀기근’이란 말이 있다. 각자의 근본으로 돌아간다는 의미다. 유 전 회장은 이제 교수의 신분으로 후학양성이라는 새로운 길을 걸어갈 예정이다. 그를 만나 제16·17대 전기기술인협회장으로서 지난 6년간의 행적과 성과, 그리고 임기를 마친 소회에 대해 물었다.

▶6년 임기를 마치게 된 소회 한 말씀.

지난 2012년 2월 중앙회 정기총회에서 회장으로 당선되고 2015년 연임하면서 ‘우리가 변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안으로는 조직 쇄신에 나섰다. 밖으로는 산업계 전반의 급격한 변화와 혁신에 순응하면서 전기인의 권익과 관련된 사항에는 ‘대응적 체제’에 초점을 두고, 회원과 협회의 권익신장과 역량강화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

이 모든 일들은 물심양면으로 응원해주신 회원 여러분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다시 한 번 이 자리를 빌려 회원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설렘과 두려움으로 시작한 협회 회장직 수행에 첫 발을 들여 놓은 지가 엊그제 같은데 어느 덧 6년의 세월이 흘렀다. 돌이켜보면 전기인을 위한 협회를 만들겠다는 열정과 긍지, 자부심으로 열과 성을 다한다고 했으나, 지금 이 순간에는 아쉬움보다는 ‘시원한’ 감정이 더 크다.

이제 전기기술인협회 중앙회 회장에서 일반회원 신분으로 돌아간다. 부디 우리 전기인이 힘을 모아 우리 ‘전기산업계’가 더욱 발전해 자랑스러운 전기인으로서의 위상을 갖기를 소원한다. 본래의 위치로 돌아가 맡은바 소임을 다 하겠다.

▶취임 이후 협회조직이 가장 달라진 점은 무엇인가.

외형적으로는 협회의 규모가 증가한 것이 가장 큰 변화다. 2012년 취임 전에는 중앙회가 9개팀, 정원이 106명이었는데 현재는 16개팀, 122명으로 크게 늘었다.

직제 구성에서 가장 달라진 점을 꼽자면 교육·연구 사업의 활성화에 따른 담당부서의 확충과 부서의 세분화다.

우선 교육관련 부서는 1개팀에서 교육개발팀과 교육훈련팀 2개로 세분화했다. 기존 교육집행의 업무 위주에서 교육개발의 전문성을 강화해 각종 정부 위탁 교육사업을 수주했다.

연구부문은 기술연구사업을 추진하는 연구팀, NCS와 인적자원개발사업을 담당하는 인적자원개발팀, 정책연구사업을 담당하는 정책개발팀 등 3개로 확장했다. 법제도를 담당하던 제도연구실도 전기사업법을 담당하는 법제도1팀, 전력기술관리법을 담당하는 법제도2팀으로 세분해 전문성을 강화했다.

또한 대내외 업무가 혼재해 있던 기획관리처도 내부 운영업무를 담당하는 총무팀과 기획팀을 총무기획팀으로 합쳐 내실화를 꾀하는 반면 대외업무는 대외업무팀에서 담당하도록 세분화했다. 각각 슬림화된 조직으로 편성함으로써 대내외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고, 맡은 분야의 전문성을 강화하는데 초점을 둔 것이 가장 큰 차이점이다.

▶임기 내 가장 주력한 부분은 무엇이고, 그 성과를 자세히 알려 달라.

회원의 권익보호와 복지향상, 회원과 협회의 위상제고, 협회의 재정 확충, 전기산업 발전을 위한 제도개선 추진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했다. 이를 통해 협회 경영지표가 매년 지속적으로 향상됐고, 회원을 위한 민원서비스 행정 및 교육 환경도 회원을 위한 방향으로 변화됐다고 생각한다.

회원의 권익향상을 위한 법·제도개선과 관련해서는 전기설계·감리·안전관리 등 국민의 안전과 직접 관련된 제도들이 효율적이고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전기설계 및 공사감리 분리발주’, ‘대행수수료 법제화’, ‘상주안전관리자 소속직원 선임’ 등 현안 법령이 발의돼 통과될 수 있도록 노력했다. 전기감리원 노임단가 기준을 변경해 평균 8% 정도의 감리대가를 상승시켜 감리원의 처우가 개선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교육환경과 관련해서는 2013년도에 교육관을 매입한 후 실습 위주의 교육과정을 운영해 산업현장의 기술 활용성을 높였고, 그 결과 고용노동부로부터 A등급 공동훈련센터로 선정되는 등 우리 협회의 교육인프라가 대외적으로 크게 인정받았다.

특히 지난해에는 교육관 증축비용의 상당부분을 정부로부터 지원받았고, 회원 여러분의 활발한 교육관 증축기금 모금참여로 기존 4층에서 5층으로 교육관을 증축한 바 있다.

회원의 행정환경 개선과 관련해서는 회원들의 지역 거점인 시·도회 사무실의 환경개선에 나섰다. 매년 1개 이상의 사무실을 신규로 매입하거나 부지를 사들여 신축 사무실을 제공했다.

이와 함께 회원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수요관리사업과 회원들이 보다 편리하게 전기관련 기자재를 온라인을 통해 구매할 수 있도록 공동구매 사업을 추진했다.

▶임기 내 가장 아쉽거나 후회하는 일이 있다면.

뒤돌아 생각해보면 매순간이 아쉽다. 그러나 회원과 협회 발전을 위해 당초 내세운 공약을 성실하게 이행했다. 많은 도움을 주신 원로선배님들과 임직원 여러분께 이 자리를 빌려 깊은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저에 대한 평가는 임기가 끝나고 협회의 미래와 전기인의 역사가 판단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설계·감리 분야의 숙원사업인 분리발주, 대행분야의 숙원사업이었던 대행수수료 법제화 제도가 국회를 통과해 시행되는 것을 보고 임기를 마쳤으면 더욱 좋았겠지만, 임기 내 의원입법으로 발의된 것에 만족한다. 앞으로도 관련 법안의 진행과정에 끝까지 관심을 갖고, 일반 회원으로서 해야 할 일이 있다면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

▶회원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모든 것이 급격하게 변하는 시대다.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과거의 관행과 타성에 머무르다가는 도태될 수밖에 없다.

세계 최대 장난감 유통업체인 토이저러스가 ‘디지털 전환’이라는 거센 변화의 물결에 적응하지 못하고 아마존 등 온라인 상거래 업체에 시장을 빼앗기면서 장난감 왕국이 침몰한 사례와 스마트폰을 애플보다 먼저 만들고 출시까지 했지만 기술혁신을 이루지 않고 미적거리다가 핸드폰 시장에서 몰락한 노키아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와 같이 과거에 낡은 관습과 사고방식에 머무르고 혁신을 하지 못하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 전통 제조업의 상징인 GE가 ‘세계 10대 SW기업으로의 도약을 선언’ 하며 소프트웨어 업체로 변신하고, 구글과 같은 IT업체가 자동차를 만드는 제조업에 진출하는 등 산업계 전반에는 파괴적 혁신(Disruptive Innovation)과 변화가 이미 이뤄지고 있다.

우리도 지금까지 이룬 성과를 바탕으로 인공지능, 빅데이터, IoT 등으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가야 한다.

또한 재생에너지, 에너지신산업, 에너지효율 등과 같은 정부주도의 에너지 산업의 저탄소ㆍ고효율구조로 전환에도 적극 참여해야 한다.

이를 위해 회원 여러분 간에 신뢰와 믿음을 바탕으로 회원과 협회가 모두 힘을 합쳐 노력해야 한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알려 달라.

중앙회 회장이라는 ‘긴 여정’ 동안 나름대로 협회발전을 위해 소신껏 최선을 다해 왔다고 자부한다. 이제는 재직하고 있는 용인송담대학으로 돌아가 후학을 양성하는데 힘쓰며, 전기를 사랑하는 전기인으로서 맡은 바 소임을 다하며 살아갈 계획이다.

전기인 여러분! 제가 협회 회장으로서 협회 경영과 관련된 정책을 효율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지지해 주고, 회원의 권익향상을 위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그동안 함께해 줘서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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