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터빈 발전효율 세계기록 ‘경신 중’ 글로벌 신뢰성 1위 수성

글로벌 기업 GE가 최악의 ‘보릿고개’를 이겨내고, ‘턴 어라운드’를 기대하고 있다. 최근 신규 발전 시장이 크게 위축되며 극심한 물량 가뭄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기술력 배양과 신사업 아이템 확보 등 위기를 기회로 바꾸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오고 있다. 그리고 올해 한껏 위축된 시장이 살아날 기미를 보이면서, GE의 이 같은 ‘와신상담’이 어떤 성과를 낼 수 있을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GE의 국내 전력에너지 사업을 이끌고 있는 하운식 GE파워 코리아 대표를 만나 올해 시장 상황과 대응 전략 등을 물었다.

▶최근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았다. 올해 전망은.

“지난해는 ‘최악’이라고 할 정도로 신규 프로젝트가 없었다. 한국 전체에서 딱 1건의 프로젝트가 발주됐고, GE가 수주했다. 그 외에 애프터마켓 시장에서도 가스터빈 교체 사업이 있었는데, 그것도 우리가 맡았다. GE의 한국 시장 점유율이 100%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로 시장 상황이 심각했다. 2년전에도 상황은 비슷했다. 다행스러운 부분은 올해 신규발전 프로젝트가 이전에 비해 많아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현 정부가 경제급전뿐 아니라 환경을 고려해 석탄화력보다 천연가스 쪽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올해 입찰 윤곽도 거의 드러나 있는데, 신규 가스복합 시장이 보다 활성화될 전망이다. 발주될 터빈은 GE의 주력 제품인 ‘HA 가스터빈’을 최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용량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에서 가장 효율이 좋은 HA가스터빈의 우수성을 활용해 수주전에 적극 뛰어들 것이다.”

▶시장 상황과 맞물려 구조조정 등 좋지 않은 소식이 GE 내외부에서 나오고 있는데.

“GE의 세가지 중심축인 파워와 헬스케어, 에이비에이션 중 파워 분야 시장이 최근 좋지 않았다. 이는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마찬가지다. 신재생에너지 프로젝트가 늘면서 원자력, 화력발전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아졌다. 글로벌 가스터빈 물량은 감소한 반면 생산 규모는 더 커졌다. 공급은 늘고 수요는 줄면서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는 구조로 변하고 있다. 이에 GE는 알스톰 인수 후 공장을 통폐합하고, 생산 규모를 줄이는 등 자체 구조조정 노력을 펼쳤다. 이 같은 시장 상황은 당분간은 지속될 예정이지만, 노후 발전소의 대체 물량이 본격적으로 나올 2~3년 이후로는 시장이 다시 살아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 신규 사업이 다수 추진되면서 과거 몇 년에 비해 크게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HA 가스터빈의 발전효율이 최근 신기록을 경신했다. 국내 적용 시기는.

“지난해 말 HA 가스터빈이 복합사이클 발전 모드에서 64%의 발전효율을 달성해 세계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18개월 전 GE가 세웠던 세계 기록 62.2%를 다시 한번 뛰어넘은 것이다. 발전효율이 1%p 상승할 경우 20년 운전 기준 발전소 연료비가 5000만달러 가량 절감된다. 보다 효율이 높은 가스터빈에 대한 니즈는 계속해서 높아지고 있으며, 관련 기술을 보유하기 위한 가스터빈 업계의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GE는 고효율 발전용 가스터빈과 디지털 기술을 통합하는 혁신을 통해 다시 한번 글로벌 최정상의 기술력을 입증해냈다. 금속 3D 프린팅 기법으로 한층 복잡한 기하학적 형상의 연소시스템을 구현해냈고, 연료와 공기를 보다 잘 혼합시켜 제품 효율을 높일 수 있었다. GE는 여기에서 멈추지 않고 2020년 초까지 65%의 발전효율 달성을 목표로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다. 효율뿐 아니라 신뢰성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것도 결코 잊지 않고 있다. GE는 신뢰성을 기본으로 보고 항상 초점을 맞추고 있다. 고객들이 부품 교체와 재생정비에 대한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으며, 이것이 글로벌 신뢰성 평가기관들이 GE 가스터빈의 신뢰성을 항상 1등으로 놓는 이유다. 현재 발전효율 62.2% 가스터빈은 국내 민간발전 프로젝트에 적용돼 시운전을 거치고 있다. 앞으로도 기술 개발 및 상용화 일정에 맞춰 국내 물량에도 적용해나갈 것이다.”

▶치열한 시장 경쟁을 이겨낼 GE만의 강점은 무엇인가.

“GE 스토어를 통한 특유의 내부 기술 공유 정책을 꼽을 수 있다. 일례로 항공기, 해군 함정용 엔진으로 개발된 가스터빈 기술을 발전용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항공기, 해군 함정용 엔진 기술은 상대적으로 섬세한 면이 있는데, 이를 발전용으로 활용하면 큰 강점이 될 수 있다. 또한 헬스케어 분야의 MRI, 초음파 진단 기술을 발전사업에 적용해 제품을 뜯어보지 않고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하기도 한다. 같은 가스터빈이라도 보다 효율과 신뢰성이 좋은 제품을 선보일 수 있는 기반이다. 더불어 혁신 노력을 멈추지 않는 것도 장점이다. 최근 4차 산업혁명으로 주목받고 있는 빅데이터, 스마트 제조 등의 혁신 기술은 이미 과거부터 GE가 활용해오던 기술이다. 빅데이터를 활용해 발전소의 신뢰성과 효율성을 높이고, 적층제조 등 스마트 제조 기술을 이용한 ‘브릴리언트 팩토리(Brilliant Factory)’로 고객의 생산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앞으로 GE파워가 나아갈 방향은.

“보다 높은 효율과 신뢰성을 가진 가스터빈을 공급해 고객 만족을 실현할 것이다. GE가 세운 발전효율 62.2% 세계기록을 지난해 64%로 경신한 것처럼, 수년내로 65% 발전효율을 낼 수 있는 가스터빈을 선보일 것이다. GE는 이미 67%의 효율을 낼 수 있는 터빈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물론 이를 위해 연소공학과 금속, 전도 등 여러 기술이 뒷받침돼야 하지만, 현실화하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진 않을 것이다. 또한 GE는 1990년대 초반부터 국내에서 재생정비가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갖춰 왔다. 글로벌 가스터빈 기업 중 유일하게 국내에서 재생정비가 가능한 기업으로, 앞으로도 고객 가까이에서 최적의 서비스를 제공해나가겠다.”

▶끝으로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140년에 가까운 역사를 지닌 GE지만, 결코 완벽하지 않고 실수나 허점도 많다는 것을 알고 있다. 특히 알스톰 파워 인수 이후 공장 통폐합 과정에서 주요 예비품이나 납기가 지연된 사례가 있었다. 이 자리를 빌어 정말 죄송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다. 앞으로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노력하고, 본사와 협조해 보다 나은 지원을 해나갈 것을 약속드린다.”

<@1>◆하운식 대표는…

한국전력공사 발전, 송배전, 건설 등의 업무를 거쳐 1994년 GE파워 코리아에 입사했다. 당시 GE파워의 한국인 기술직 1호로 입사한 하 대표는 이후 서비스 엔지니어 및 매니저 업무에 종사, GE파워 코리아의 인력 현지화를 이끌었다. 2008년부터 GE파워(에너지)코리아 대표로 일했다.

저작권자 © 전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