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송변전 건설예산 큰 폭으로 늘어
배전예산 지난해 보다 1500억원 가량 줄어

전기공사는 건설산업의 경기에 직접 영향을 받는다. 전체적인 건설 물량이 줄면 시차를 두고 전기공사 물량이 감소한다. 때문에 정부의 SOC투자와 민간 건설사의 아파트 건설물량은 한해 전기공사물량을 가늠하는 가늠자와 같다. 올해 정부의 사회간접자본(SOC)예산은 19조원으로 전년 대비 20% 가까이 줄어들었다. 이는 2007년 18조2000억원 이후 11년 만에 가장 낮은 규모다. 문제는 감소폭이다. 26조1000억원을 기록했던 2015년보다는 무려 6조9000억 원이나 감소했다.

전기공사분야 최대 발주처 중 한 곳인 전력 산업도 대내외 환경은 녹록치 않다. 최대 발주처인 한전은 올해 허리띠를 졸라 매는 경영을 해야 한다. 최근 3~4년간 큰 폭의 영업이익을 바탕으로 설비투자를 확대했지만, 올해를 기점으로 대규모 설비투자는 줄어들게 확실하다. 올해는 큰 폭의 영업이익 감소가 예상된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원자재 가격이 높아지면서 발전비용이 증가해 한전의 전력구입비는 올해도 큰 폭의 상승이 예상된다.

발전연료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유연탄 가격은 2015년 평균 톤당 57.56달러에서 2016년 66.03달러, 2017년 88.30달러까지 올랐다.

현재 유가상승 추세를 보면 유연탄 가격은 더 높아질 수밖에 없는 분위기다. 여기에 유연탄에 붙는 개별소비세가 4월부터 kg당 30원에서 36원으로 높아진다.

RPS(Renewable Portfolio Standard) 비용증가와 3월부터 6월까지 노후석탄 발전중단 등 전력구입비 증가요인이 많아지면서 한전은 올해 영업이익이 마이너스로 돌아설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대내외 경영환경이 급속도로 위축되고 있는 가운데 전력산업 생태계에 영향을 미치는 한전의 투자예산은 ‘건설예산 증가, 설비 운영예산 감소’로 요약할 수 있다.

올해 한전이 예정한 공사발주 물량은 3294건에 금액으로 4조 3061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대비 39% 금액으로 2조 8117억원 증가한 수치다.

올해 공사금액이 전년대비 대폭 증가한 것은 11월 발주 예정인 배전단가공사 금액 2조 1000억 원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배전단가를 제외한 일반공사도 전년대비 7300억 원가량 늘었다.

송변전 전체 예산은 지난해보다 2300억원 가량 증가했다. 눈여겨볼 것은 건설예산의 큰 폭 증가다. 건설예산은 지난해보다 3500억원 증가한 1조 8130억원으로 책정됐다.

건설사업 현황을 보면 올해 준공사업이 212건, 계속사업이 37건, 준비사업이 573건이다. <표 참조>

지난해 100억원 이상 공사 발주는 7건(1343억원)에 불과했지만, 올해에는 23건(8830억원)으로 대폭 증가했다.

주요 공사를 보면 경인건설본부에서 발주하는 757억원 규모의 345kV 동두천CC- 양주T/L 건설공사가 눈에 띈다. 또 중부건설본부에서 발주하는 광양CC-신여수 전력구공사가 759억원에 달하며, 완도와 제주도는 연결하는 HVDC 해저케이블 공사는 올해 발주되는 공사중 규모가 제일크다. 발주금액은 3000억원이다.

반면 운영예산은 지난해보다 1130억원 줄어든 9700억원 규모로 책정됐다. 올해 진행될 사업건수를 보면 준공사업 212건을 포함해 822건에 달한다.

배전분야 예산을 보면 전체 규모는 약 2조 8000 억 원으로 책정됐다. 운영예산은 9680 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1500억원 이상 줄었다.

세부 내역을 보면 가공보강 예산이 3850억원이다. 지난해 보다 600억원 가량 줄었다. 화재에 취약한 전통시장 정비에 215억원, 노후 변압기 교체에 600억원 가량 책정됐다.지중보강 예산은 1240억원 규모다. 전력구 비난연케이블 교체에 530억원이 책정됐다.

내선보강 예산은 1900억원 규모이며, 이중 검기가 만료된 전력량계 교체 예산이 1300억원 가량된다. 정책예산이 지난해 대비 큰 폭으로 줄어 1300억원 규모로 책정됐으며, 이중에서 AMI구축 예산이 1000억원 가량된다. 배전계획 예산을 보면 선로확충에 1200억원의 예산이 책정됐으며, 저압 DC배전 확대,전기차 충전기, 배전ESS확충 등 선로보강 예산에 1300억 원이 책정됐다.

한전과 더불어 공공공사 발주규모가 큰 철도분야에선 한국철도시설공단이 올해 김포경전철·호남고속철도건설 2단계 등 주요 사업 예산 7조5724억원 (이월예산 포함)를 발주할 계획이다.

철도공단이 올해 진행하는 주요 사업은 ▲호남고속철도건설 2단계 사업(909억원)·수원발 KTX(212억원)·인천발 KTX(282억원) 등 고속철도사업 ▲서해선 복선전철 등 일반철도사업(4조9827억원)▲수원~인천·용산~강남 등 광역철도사업(4560억원)▲김포경전철사업(1414억원)·마곡역(41억원) 등 기타수탁사업(4161억원) ▲시설개량사업(6670억원) ▲유지보수사업(8330억원) 등이다.

전체발주 물량 중 전철전력공사 발주규모는 2000억원대에 달할 전망이다.

이를 세부적으로 보면 전력 분야는 954억원, 전차선 839억원, 전철전력 167억원, 송변전 84억원 수준으로 총 2047억원 규모의 신규 사업이 발주될 예정이다.

공사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건 도담~영천 복선전철 사업이다. 총 사업비 3조7301억원이 투입되는 이 구간 사업은 올 3월부터 10월까지 약 949억원 규모의 공사 발주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업계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해당 구간에서는 ▲전차선로(545억원) ▲전력설비(150억여원) ▲배전선로(120억여원) 등 공사발주가 진행된다.

진접선과 수인선도 각각 대규모 공사 발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진접선 복선전철 사업은 배전선로, 수전선로 등 전력설비 신설이 230억원 규모로 발주된다.

또 인천과 수원을 잇는 수인선 복선전철에서도 사리역 외 5개소에 전력설비 신설공사가 140억원대 규모로 발주될 계획이다. 하반기에 추진되는 동두천~연천 복선전철, 익산~대야 복선전철 사업도 발주가 예정된 주요 사업으로 꼽힌다.

소요산~연천 간 전철전력 설비 신설에 107억원이 발주되며, 익산~대야 구간에선 125억원 규모의 전차선로 신설공사가 발주될 예정이다.

이천~충주 철도건설에선 5월 중 지장물 이설에 따른 신규 공사 발주가 예정돼 있다.

전차선로·배전선로 지장물 이설에 16억원 규모의 예산이 배정됐다.

3월부터 울산신항 인입철도 배전선로 신설공사(30억원)를 필두로 포항 영일만 신항 인입철도 전력설비 신설공사(21억원), 경의선 문산~임진각 전철전력설비 신설공사(60억원) 등의 물량이 풀린다.

전기공사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건축전기 분야도 올해는 완만한 감소가 예상된다. 하지만 분양 물량은 예년 수준을 뛰어넘은 최근 5년새 최대 물량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 민간 건설사들은 40만 가구가 넘는 아파트 분양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건설사들은 올해 총 409곳에서 41만7786가구의 민영 아파트를 분양할 계획이다. 이는 지난해 26만4907가구보다 57.7%, 최근 5년(2013∼2017년) 평균 분양실적(30만7774가구)에 비해서는 11만가구(36%)나 많은 수치다.

이는 최근 2∼3년간 분양시장이 호황을 띠면서 건설사들이 올해까지도 신규 사업을 적극적으로 수주한 영향이 크다. 여기에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활성화되면서 일반 분양이 가능한 사업장이 늘었고, 지난해 예정된 분양 일정이 올해로 대거 이월된 것도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공공시장에선 LH가 올해 6만5267가구를 공급한다. 주택유형별로는 ▲행복주택 2만6440가구 ▲국민임대 1만1604가구 ▲영구임대 2099가구 ▲10년임대 1만6166가구 ▲5년임대 1700가구 ▲공공분양 7258가구 등이다. 지난해 공급한 6만4014가구에 비해 소폭 증가한 물량이다. 민간시장에선 10대 건설사가 총 18만4907가구를 공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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