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엄청난 화재를 일으켰던 가상화폐는 최근 심각한 하락세를 보이는 실정이다.

가상화폐의 대표주자격인 비트코인은 지난해까지 무서울 정도의 상승세가 무색할 정도로 날개 없는 추락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12월 2만달러 가까이 치솟았던 비트코인은 올해 들어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결국 6000달러(6일 기준)도 붕괴됐으며, 두달도 채 안된 시간 사이에 2000억달러(한화 약 217조6000억원)가 증발했다.

가상화폐 정보업체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이 6000달러일 경우 비트코인의 시총은 1090억달러(한화 약 118조원) 정도가 된다. 이는 전체 가상화폐 시총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제까지 비트코인이 가상화폐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비트코인은 1년전까지만 해도 전체 가상화폐 시총의 85%를 차지했었다.

가상화폐는 최근 서민들의 신분상승을 위한 최후의 수단으로까지 불리며 엄청난 돌풍을 불러 일으켰다. 많은 이용자들이 인터넷 커뮤니티 등을 통해 가상화폐 수익률을 공개하며 투자심리를 자극하는 등 지난해 최고의 이슈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최근 정부가 앞장서서 가상화폐 투자 위험성을 경고하고 규제하는 등 분위기는 점차 반전되고 있다. 정부가 규제대책을 발표할 당시만 해도 가상화폐는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었던 탓에 정부가 불필요한 규제를 남발한다는 비판도 나왔다. 하지만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가상화폐 가치가 급락하고, 일본 거래소 해킹 등의 문제가 불거지자 적절한 규제라는 평가도 뒤늦게 나오고 있다.

미국 투자인은행인 골드만삭스는 현재 시장에서 거래되는 가상화폐와 관련해 내재적 가치의 부재로 인해 거래가 끊기면서 0달러까지 내려앉을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았다.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 역시 비트코인은 하루에도 가치가 20~30% 가량 변동하기 때문에 가처저장 수단으로서의 기능을 하지 못할 것이라며 같은 의견을 내비친 바 있다.

김용 세계은행 총재와 아구스틴 카르스텐스 국제결제은행(BIS) 총재도 최근 가상화폐를 폰지사기로 규정했다.

폰지사기는 신규 투자자의 돈으로 기존 투자자에게 이자나 배당금을 지급하는 방식의 다단계 금융사기를 말한다.

가상화폐는 과연 서민들의 희망으로 남을 수 있을까. 아직까지는 ‘부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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