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날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묵은 해를 잘 마무리하고, 새로운 한 해의 건강과 안녕을 기원하는 ‘설날’은 예로부터 우리 민족의 가장 중요한 명절이자 행사였다.

우리 선조들은 설날이 되면 장수를 기원하는 가래떡으로 만든 떡국을 나누며 가족들의 건강을 빌었다. 멀리 떨어져 있던 친지들이 한데 모여 조상님들에게 차례를 지내고, 집안의 어르신들에게 세배를 드리는 풍경은 그리 넉넉하지 않아도 풍성했던 ‘설날’의 아름다운 단상이다.

하지만 이러한 설 풍속도가 달라지고 있다. 달라진 사회 구조와 인식 탓도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돈과 스트레스였다.

최근 취업사이트 사람인이 직장인 74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 지출 계획’에 따르면 직장인들은 올해 설날에 1인당 44만원을 지출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금액은 결혼 여부에 따라 차이가 컸다. 기혼자는 평균 62만원, 미혼은 35만원으로 두 배 가까운 격차를 보였다. 가장 많이 지출하는 항목으로는 ‘부모님 용돈 및 선물’이 66.9%로 가장 많았다.

세뱃돈을 주고 있다는 직장인은 71.2%였으며, 평균 19만원을 지출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이러한 지출에 대해 직장인의 76.5%는 ‘부담스럽다’는 응답을 내놨다. 심지어 비용 부담으로 인해 고향 가는 길을 포기하고 싶다는 답변도 36.3%나 됐다.

마음과 정을 나눴던 명절이 경제적 부담으로 다가오는 현실을 숫자로 받아들고 보니 씁쓸하다.

친척 어른들의 고질병인 ‘잔소리’도 스트레스의 연속이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명절 동안 겪는 스트레스의 원인 1위는 ‘결혼, 취업, 학업성적을 묻고, 채근하는 잔소리’였다.

물어보는 입장에서는 그간 자주 연락하지 못한 미안함과 애정을 에둘러서 표현하는 것일 수 있겠지만 질문을 받는 당사자 입장에선 ‘고향에 가고 싶지 않을 정도로’ 심한 스트레스가 된다는 것이다.

올해 설날은 해마다 되풀이되는 악몽이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따뜻하고 넉넉한 시간이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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