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017년 5월 10일 촛불혁명에 힘입어 새롭게 출범한 문재인 정부.

‘적폐청산’을 기치로 내걸고 과거 정부의 적폐를 해소하기 위해 임기 초부터 강한 개혁드라이브를 걸고 있습니다.

2. 하지만 공공기관장 인사에서 만큼은 역대 정부와 비슷한 양상을 보여 씁쓸한 뒷맛을 남기고 있습니다. 바로 임기가 남은 기관장에게 사표를 받고, 물러나게 하는 일이죠.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라’는 속담도 있지만 법적으로 임기가 보장된, 기관운영에 별다른 결격사유가 없는 기관장까지 사표를 받는 일은 한번 생각해볼 문제입니다.

3. 그 결과 전 정권에서 임명된 기관장들이 줄줄이 물러나면서 산업부 산하 41개 공공기관 가운데 19곳(22일 현재)의 기관장이 공석 상태입니다. 이관섭 한수원 사장이 1년 10개월 정도의 임기를 남기고 최근 물러났고, 6개 발전회사 사장도 임기를 1년 이상 남긴 상태에서 지난해 9월 일괄 사퇴했습니다.

4. 사정이 이렇게 되면서 전력산업계 주요 공공기관장 자리는 언제 주인을 찾을 지 알 수 없는 상황입니다. 한전은 이달 중 사장 공모 절차에 착수할 예정이고, 한수원은 신임 사장 공모 일정조차 확정하지 못한 상태입니다. 발전회사 사장 후보들도 2배수로 압축됐다는 사실만 알려져 있을 뿐 언제 결정될 지 알 수 없습니다.

5. 전력거래소, 한전KDN, 한국전력기술, 한국산업기술시험원 등 다른 기관의 기관장 후보도 2~3배로 압축해 심사가 진행되고 있다는 얘기만 나돌 뿐 역시 비슷한 상황입니다. 지도부 공백상태가 오래 가는 것은 어떤 조직에서도 유쾌한 일은 아니죠.

6. 물론 이번 문재인 정부에서 공공기관장 인사는 사전에 ‘인물’을 낙점해 놓고, 형식적으로 진행됐던 역대 정부의 공모와는 다르게 능력과 전문성, 평판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는 점에서 다릅니다.

7. 검증과정이 늦어지면서 공공기관장 인사에 시간이 걸리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라고 하네요. 아무튼 새롭게 전력·에너지 분야 공공기관을 맡게 될 인물들은 새 정부의 에너지정책을 깊이 이해하고, 일관성 있게 정책을 추진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8. ‘나라를 다시 만든다’는 뜻으로, 임진왜란 때 이순신 장군이 서애 유성룡에게 적어준 ‘재조산하(再造山河)’의 정신과 확실한 국가관을 가진 인물들이 적재적소에 배치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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