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것들과 일을 하다 보면 눈에 거슬리는 것이 한둘이 아니다. 시키는 대로 하면 될 일 따져 묻고, 업무 속도가 빠르다 싶으면 업무의 완성도가 떨어지고, 미팅이나 워크숍 중엔 자꾸 휴대폰을 보고, 점심 식사를 굳이 혼자 하겠다고 한다. 그럴 때면 도대체 그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 것일까? 머릿속을 들여다보고 싶은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알다가도 모를 요즘 것들, 그들의 발칙한 뇌 구조를 몇 가지 키워드를 통해 슬쩍 엿보자.

첫째 키워드는 ‘자유’다. 요즘 것들은 자유를 갈망한다. 그들은 사랑이라는 우리에 갇힌 새와 같았다. 헬리콥터 맘으로 불리는 엄마의 과도한 교육열과 사교육의 영향이 크다. 요즘 것들은 둥지 안에서 갑자기 내쫓기듯 사회로 내몰렸다. 미처 나는 법을 배우지 않아 스스로 비행하기까지 시간이 걸린다. 그들은 느지막이 얻은 자유를 폭식하며 뒤늦은 사춘기를 겪는다. 직장살이 하는 그들은 엄마와 선생님처럼 의사결정을 돕고 협력하는 누군가가 필요하다. 선택 장애를 겪는 경우도 많다. 이런 그들에게 마음을 다독이는 감성 리더십이 효과적이다.

둘째 키워드는 ‘성취와 경쟁’이다. 요즘 것들은 입시를 위한 스펙 쌓기로 학창시절을 볼모로 잡혔다. 학교는 각종 상으로 그들을 동기부여 했다. 개근상, 우등상 정도가 전부이던 기성세대와 비교된다. 또 부모의 자녀에 대한 기대와 사랑 덕분에 자존감도 높고 성취욕이 강하다. 한편으론 경쟁 때문에 피곤하기도 하다. 이런 요즘 것들을 위해 회사에서는 일에 대한 동기부여와 공정한 성과평가에 더 신경 써야 한다.

셋째 키워드는 ‘재미와 의미’다. 요즘 것들의 눈에 비친 사회는 생존을 위해서 치열하게 경쟁하는 약육강식의 정글이다. 그 정글에서 아버지는 그야말로 ‘성실’의 아이콘처럼 살았다. 가족을 위해 당신의 좋은 시절을 희생했다. 그런 모습을 보고 자란 요즘 것들은 기성세대처럼 미래를 위해 현재의 행복을 포기하며 살고 싶어 하지 않는다. 의미 있게 인생을 즐기며 살기를 원한다. 그런 요즘 것들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명확한 논리와 이유가 있어야 한다. 그들이 회의와 워크숍에서 딴짓하는 것은 명분과 목적이 명확지 않기 때문이다.

넷째 키워드는 ‘개인주의’다. 요즘 것들은 어려서부터 글로벌 문화를 접할 기회가 많았다. 1989년 해외여행 자유화, 1994년 인터넷의 도입은 그들의 생애주기에 큰 영향을 미쳤다. 기성세대보다 글로벌 소양이 높고 서구적인 사고를 한다. 위계적이며, 집단적인 유교 문화에 익숙한 선배들과 다르다. 요즘 것들은 역사상 가장 개인적이며, 수평적이며, 합리적이며, 똑똑한 세대이다. 또 형제가 한 명 있거나 외동이었던 요즘 것들은 혼자가 편하다. 사람 때문에 스트레스받고 싶지도 않다. 이런 그들에게 혼밥이 더 편할 수도 있다.

다섯째 키워드는 ‘일과 삶의 통합’이다. 기성세대가 일과 삶 중에서 일을 선택하며 살았다면, 요즘 것들은 일상과 업무가 명확히 분리되지 않고 통합돼 있다. 기성세대가 퇴근 후 일상으로 돌아간다면 요즘 것들은 회사나 집에서 계속 온라인 상태다. 선배직원은 의도적으로 일과 후 카톡 습격, 불필요한 야근과 회식을 줄여야 한다.

요즘 것들의 뇌 구조는 기성세대와는 뭔가 다르다. 그들을 잘 알아야 제대로 관리할 수 있다. 21세기 글로벌 최신 문화를 누린 자유로운 영혼들이 적응하기에 일터 환경은 아직 20세기에 머물러 있다. 그들이 맘껏 잠재력을 펼칠 수 있는 환경으로 바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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