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는 났지만 원인 규명은 깜깜 무소식이다.

지난해 12월 25일 우이신설선 운행 중단 사고가 발생한 지 2주가 흘렀지만 아직 정확한 사고 원인은 밝혀지지 않아 각종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앞서 25일 오전 우이신설선은 솔샘역에서 북한산보국문역으로 가던 중 전차선 단전이 발생했다.

사고 직후 운영사 측은 현장직원을 급파 사태 수습에 나섰지만, 노선 운행은 전면 중단으로 이어져 이튿날 오전에야 정상 운행됐다.

당시 현장 관계자에 따르면 사고는 열차에 전기를 공급하는 전차선 설비가 운행 중이던 열차와 부딪혀 제 기능을 못하면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는 모두 추정에 불과하다. 현 시점까지 사고 원인에 대한 운영사 측의 공식적인 발표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업계에선 의혹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설계·시공의 문제라는 지적부터, 운영사 측의 전문성 결여까지 이유도 제각각이다. “실제 사고원인은 따로 있는 게 아니냐”는 얘기도 더러 들린다.

사태가 이 정도까지 왔음에도 운영사는 물론, 유관기관·부처에선 별다른 입장표명을 하지 않고 있다.

사고 당일 철도안전감독관 3명을 현장에 파견해 사고원인을 조사했다던 국토교통부는 아직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고, 서울시는 외부 기관·전문가가 참여하는 TF를 통해 올해 초부터 정밀 조사에 착수한다는 방침을 세웠으나 ‘만시지탄(晩時之歎)’이란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원인 규명은 사고 발생 이후 취해야 할 첫 번째 조치인 동시에,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한 첫걸음이다.

이러한 기본적인 원칙들마저 지켜지지 않는다면 경전철 이용객들은 사고 이후에도 지속적인 불안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7만명. 개통 3개월을 맞은 우이신설선의 하루 평균 이용객 수다.

사고는 났지만 원인도, 해명도 없는 기이한 상황 속에 수만 명의 이용객을 태운 우이신설선은 오늘도 위험한 질주를 계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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