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8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이 개항한다.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를 3주 가량 앞둔 시기다.

제2여객터미널은 체크인과 보안검색 등 출입국을 위한 모든 절차가 기존 제1여객터미널과는 별도로 이뤄지는 독립 터미널이다.

인천공항공사에 따르면 제2여객터미널 개항으로 인천공항은 연간 7200만명의 여객과 500만t의 화물을 처리할 수 있는 동북아 지역의 핵심 공항으로 거듭나게 된다.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건설공사 마무리 현장을 찾아, 제2여객터미널의 성공적인 개항을 위해 전기인들이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 취재했다.

개항을 코앞에 둔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은 분주함 그 자체다. 곳곳에서 망치질 소리와 전동공구 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인부들의 바쁜 걸음에 나도 모르게 발걸음이 빨라진다.

이곳에서 제2여객터미널 전기공사 현장소장을 맡고 있는 안상목 한라 부장을 만나 제2여객터미널 내 전력설비와 개항 준비 과정을 둘러보기로 했다.

한라는 인천국제공항 3단계 건설사업에서 제2여객터미널 전기공사를 맡았다. 이를 통해 공항과 공항 내 부대시설 등에 전기를 공급하는 설비 공사를 실시했다. 공항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실시한 시험운영도 성공적으로 지원했다.

안 부장과 3층 출국장 앞에서 만나기로 하고 주변을 둘러보니 제2여객터미널 전면시설 지붕에 태양광 패널이 빼곡하게 설치돼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약 400kW 정도의 대규모 태양광 설비가 설치돼 있다.

출국장 앞에서 만난 안 부장은 제2여객터미널에 태양광 설비가 대거 설치, 재생에너지 보급률을 끌어 올리겠다는 정부 정책과 발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태양광 설비도 대거 확충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정부 기조가 재생에너지 확충이잖아요. 이 같은 정부 기조에 따라 인천공항 역시 친환경 공항으로 거듭나겠다는 계획인거죠.”

안 부장을 따라 출국장 내부로 들어간다. 아직 개항하지 않아서 작업자들을 제외하고는 한산하다. 그밖에는 제1여객터미널과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다.

체크인을 하는 장소에 기계들이 여럿 서있는 모습이다. 셀프 체크인 기기다. 이를 통해 줄을 길게 서지 않아도 빠르게 체크인을 하고, 뒤쪽에 위치한 자동 수하물 처리시스템을 통해 수하물도 손쉽게 보낼 수 있다.

이 같은 셀프 체크인 기기와 자동 수하물 처리시스템을 대거 도입해 보다 스마트한 공항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안 부장은 전했다.

공항 내의 작은 문을 하나 지나니 서비스도로로 진입한다.

서비스도로는 일반 차량은 이용할 수 없는 길이다. 이곳을 통해 자재를 운반하고 공항 운영에 필요한 차량이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

서비스도로를 조금 걸어가니 전기실이 눈에 들어온다.

인천국제공항 3단계 건설사업을 통해 지어진 제2여객터미널에는 총 12개의 전기실이 만들어졌다. 고품질의 전력을 제공해 공항을 보다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다.

“200~250m 간격으로 전기실이 만들어져 있어요. 제1여객터미널에는 큰 전기실에서 전기를 집중적으로 공급했지만, 제2여객터미널에는 부하를 분산시킴으로써 보다 고품질의 전기를 안정적으로 보낼 수 있게 됐죠.”

안 부장은 이번 공사에서 ‘고품질의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한다’는 목표를 세웠다고 전했다. 12개의 전기실을 통한 부하 분산 역시 이 같은 목표를 위한 대책인 셈이다.

전기실의 두꺼운 문을 밀고 들어가니 넓은 방 안에 각종 전력설비가 빼곡하게 들어서 있다. 전기실이라고 하면 보통 어둡고 답답한 공간이 연상되는데, 제2여객터미널은 조금 다르다. 넓은 공간과 밝은 조명 등으로 보다 쾌적한 분위기를 조성했다.

안 부장에 따르면 전기실 건설과정에서 업무 효율을 높이기 위한 아이디어가 도입됐다. 보다 넓고 밝은 환경을 조성하는 것 뿐만 아니라, 그동안의 불편을 해결해 줄 만한 방안이 전기실 곳곳에 숨어있다는 것.

“천장 쪽을 보세요. 기존 전기실과 다른 게 보이지 않나요.”

안 부장이 가리키는 방향을 따라 천장 쪽을 보니 빨강‧노랑‧파랑 등 여러 가지 색깔의 전선들이 눈에 띈다. 케이블 용도별로 색깔을 달리해서 구분을 쉽게 하면서, 마치 무지개빛을 연상시키는 효과까지 줬다는 게 안 부장의 설명이다.

이처럼 형형색색의 케이블은 전기실로 진입하는 서비스도로 천장에도 설치돼 있다. 케이블트레이 역시 저압과 고압 별로 색을 구분했다.

전기실 구석에 설치된 전력 시뮬레이터도 이 같은 아이디어의 일환이다.

실제 전기실 설비를 운전하는 것처럼 조작법을 익힐 수 있다는 이 시뮬레이터를 통해 체계적인 교육을 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문제 발생시 직원들의 대처능력 등을 키울 수 있다.

“대부분 전기실은 지하에 있기 때문에 사방이 꽉 막혀 있고 우중충하다는 이미지가 있죠. 그러나 앞으로 이곳에서 일할 사람들도 모두 전기인이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유지보수 업무를 보다 원활히 할 수 있도록 신경을 썼습니다. 전기인들이 쾌적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도 같은 전기인인 우리의 몫이니까요.”

(미니인터뷰)안상목 한라 부장

“이번 공사는 고품질의 전력을 차질 없이 공급할 수 있는 시스템을 확보하는게 가장 큰 과제였습니다.”

제2여객터미널 전기공사 현장소장을 맡은 안상목 한라 부장은 “공항 운영에 문제가 없도록 사전 테스트 단계부터 문제없이 전기를 지속적으로 공급해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번 공사의 어려운 점은 수하물 처리설비 등 공항 운영을 위한 사전 테스트에 전기를 공급하면서 동시에 전기공사까지 투트랙으로 진행했다는 것이다.

또 시공‧설계‧구매 등 참여기관이 48곳에 달하다 보니 이들과 유기적으로 협업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었다. 공사의 성공적인 수행을 위해 소통이 강조될 수밖에 없었다는 얘기다.

“건축이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우선 전기를 공급하기 위한 설비를 시공하고 운용까지 해야했죠. 그러면서 동시에 전기실이나 모두 공사까지 동시에 수행했어요. 쉬운 작업이 아니었죠. BIM을 투입해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고 공사 품질도 올렸습니다. 48개의 업체들과 소통하는 작업도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모두 협업하고 양보하면서 성공적으로 공사를 마쳤다는 게 뿌듯하네요.”

인천국제공항 1단계 사업에도 참여했던 한라는 이번 3단계 공사를 통해 제2여객터미널 개장에도 관여하게 됐다. 안 부장 역시 1단계 사업에 직접 관여했던 만큼 이번 공사를 수행하며 감회가 새로웠다고 전했다.

“1단계 건설할 때만 해도 이 근방에 아무것도 없었어요. 모래바람이 엄청나게 휘날려 고생했던 기억이 있는데, 이곳이 세계적인 규모의 공항으로 성장하고 있는 걸 보면 저도 어깨에 힘이 들어가는 것 같아요.”

오는 18일 제2여객터미널이 성공적으로 개항하고 나면 바로 진행될 4단계 건설사업에도 참여할 수 있도록 전략을 수립하겠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저희가 2단계 공사에는 참가를 못했어요. 처음 공항 건설에 참여했던 만큼 중간 과정에 빠진 건 참 아쉬운 일이죠. 그렇기 때문에 4단계에도 사업을 수주할 수 있도록 전략을 잘 세우는 게 우리의 계획입니다. 이를 통해 보다 나은 공항을 만드는데 일조하고 싶어요.”

저작권자 © 전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