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ST 연구진, 전극 물질 바꾼 폴더블 배터리 선보여

UNIST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의 송현곤, 박수진 교수팀
UNIST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의 송현곤, 박수진 교수팀

180도로 접거나 망치로 내려쳐도 문제 없는 폴더블 배터리가 개발됐다.

UNIST(울산과학기술원)는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의 송현곤·박수진 교수팀이 접어도 성능이 유지되는 리튬이온배터리를 제작했다고 12월 27일 밝혔다.

폴더블 리튬이온배터리는 1000번을 접고, 펴도 물리적·전기적 특성을 유지한다. 어떤 각도로 접어도 배터리 용량이 달라지지 않는 게 특징이다. 절반으로 접거나 망치로 두드려도 LED 전구를 켜는 데 문제가 없었다.

딱딱한 전극 물질을 유연한 재료로 바꾸면서 구조도 새로 제안한 덕분이다. 기존의 전극물질로 사용한 알루미늄이나 구리는 딱딱하기 때문에 구부리거나 접으면 전기전도성이 낮다. 또 변형이 반복되면 집전체와 활물질이 분리돼 배터리 성능이 떨어지게 된다.

송현곤 교수팀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고분자 나노 물질을 도입했다. 콜라병을 만드는 페트(PET)를 나노섬유로 만들어 쓴 것이다. 페트 매트(PET mats)는 유연한데다 구멍을 많이 가지고 있어서 표면적이 넓다. 그 덕분에 같은 넓이에도 더 많은 활물질을 붙일 수 있고 배터리 용량도 크게 늘일 수 있다.

제1저자인 황치현 UNIST 에너지공학과 박사과정 연구원은 “활물질은 전기 에너지를 화학적으로 저장하는 역할을 하는데, 그 양이 많다는 건 에너지를 더 많이 담는다는 의미”라며 “다공성 나노물질을 집전체로 쓴 덕분에 고용량 배터리 구현이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페트 매트 집전체에 활물질을 단단하게 붙이는 기술로는 ‘초음파 분무법’을 이용했다. 이렇게 하면 탄소나노튜브가 활물질을 집전체 위에 단단하게 고정시킬 수 있다. 음극에는 탄소나노튜브 대신 은나노와이어와 활물질을 함께 뿌려 집전체에 고정했다.

송현곤 교수는 “탄소나노튜브와 은나노와이어는 기존 리튬이온배터리에서 도전제와 바인더 역할을 함께 수행한다”며 “기존 리튬이온배터리 시스템에 사용하던 다양한 활물질을 그대로 쓰면서 간단한 방식으로 집전체에 활물질을 고정시킬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이 연구는 전극 물질과 구조를 개발해 재료 분야의 세계적인 저널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스’ 최신호에 게재했다. 또 기술의 혁신성을 인정받아 2월호 표지 논문으로도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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