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부품업계 배터리 대안 주목...기술경쟁 치열 전망

전기차 주행거리를 늘리기 위해 배터리뿐 아니라 파워트레인 기술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는 배터리 용량을 높여 주행거리를 늘리고 있지만 이 방법이 한계에 부딪히면 파워트레인으로 주행거리를 늘려야 하기 때문이다.

LG경제연구원이 20일 발표한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전기차 배터리 기술 성장세는 둔화되는 반면 파워트레인 기술은 더 향상될 것으로 전망된다. 당분간은 배터리 성능을 개선할 수 있을지 몰라도 2020년이면 한계에 도달할 텐데 배터리 경쟁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주행거리를 늘리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동안 자동차 업계는 주행거리를 늘리기 위해 그동안 배터리 밀도를 높이고, 더 많은 배터리를 차에 실었다. 하지만 배터리 무게도 덩달아 증가하기 때문에 주행거리는 늘릴 수 있어도 경제성 측면에선 손해나 마찬가지다. 배터리를 싣는 만큼 차체 무게가 무거워져 에너지 효율이 떨어진다.

내년에 출시될 전기차도 배터리 용량을 늘려 대부분 주행가능 거리가 300km를 넘는다. 그런데 비슷한 용량의 배터리를 싣고도 차량마다 주행거리가 제각각이다. 이유는 배터리 성능차이도 있지만 파워트레인 기술의 차이도 영향을 미친다.

이런 이유 때문에 배터리 외에 파워트레인 기술 개발도 가속화되는 추세다. 파워트레인은 배터리에 저장한 전기를 운동에너지로 변환하는 부품 전반을 일컫는다. 내연기관차를 예로 들면 엔진과 변속기나 마찬가지다. 전기차에선 동력을 만드는 모터와 전기 특성을 제어하는 파워일렉트로닉스, 전기에너지를 저장하는 전지팩으로 구성된다.

신장환 LG경제연구원 연구원은 “전기차 파워트레인 시스템의 에너지 효율이 더 중요해질 것”이라며 “전기차 부품 중 원가 비중이 높은 파워트레인의 내구성에 따라 전기차 모델간의 가치가 달라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자동차 부품기업들도 파워트레인 시스템 효율을 개선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보쉬, ZF 등 주요 부품 기업은 파워트레인 효율 개선을 통한 연비 향상을 위해 부품 간 통합 또는 모듈화에 관심을 쏟고 있다. 통합을 통해 파워트레인 전체 시스템의 부피 및 무게를 줄이고, 궁극적으로는 에너지 효율 개선과 원가 하락까지 도모하려는 것이다.

대표적인 부품기업 보쉬는 모터와 변속기, 파워일렉트로닉스 통합 시스템을 발표했다. 부품 크기는 20% 더 줄이고, 비용도 10~15%까지 낮출 계획이다. 독일의 ZF는 자동차 섀시에 모터와 변속기, 파워일렉트로닉스를 일체화한 ‘섀시일체형 플랫폼’을 개발했다. BMW가 지난 11월 발표한 5세대 전기차 파워트레인은 공간 효율 개선과 원가 절감을 동시에 달성했다.

파워트레인 기술의 진화는 전기차의 내구성을 높여 중고차로서의 가치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내연기관차는 3년 정도 운행하면 가치가 50% 가량 하락하지만 전기차를 같은 기간 동안 운행하면 가치가 더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파워트레인 기술 개발을 통해 잔류 가치를 높일 수 있다.

신장환 연구원은 “3년이 지난 스파크EV의 경우 중고차 가격이 신차의 30% 수준까지 떨어졌다”며 “파워트레인 기술이 발전하면 배터리의 잔류수명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고, 내구성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중고차 잔류 가치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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