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개도국에 ‘이동형 감마선 단층촬영장치’ 보급
원자력연구원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함께 아프리카 개도국의 방사성동위원소 기술발전을 지원하고 나섰다.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장 하재주)은 독자 개발한 ‘이동형 감마선 단층촬영장치’를 가나·콩고·케냐·튀니지 등 아프리카 4개국과 IAEA 사이버스도르프 연구소에 보급한다고 20일 밝혔다.
IAEA는 1990년부터 아프리카 지역협력협정(AFRA)을 통해 기술력이 부족한 아프리카 개도국에 원자력 연구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그 중 하나로 방사성동위원소의 산업적 활용을 촉진하기 위해 감마선 단층촬영장치를 보급사업을 진행했으나, 그동안 보급해온 장비가 현장에서 사용하기 어려워 활용도가 낮았다.
이에 IAEA는 원자력연구원에서 개발한 장치가 기계적 안정성, 계측결과의 재현성, 이동 설치의 편의성 등 다방면에서 우수하다는 점을 확인하고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감마선 단층촬영장치는 검사 대상에 감마선을 투과해 대상을 파괴하지 않고 물질 내부 구조와 상태를 촬영할 수 있는 장치다. 병원에서 사용하는 CT(컴퓨터 단층 촬영)와 유사하다. 다만 엑스선 보다 투과율이 높은 감마선을 사용해 더 선명한 영상을 얻을 수 있다. 이 때문에 산업현장에서 구조물의 안정성이나 내부 유체의 분포를 판단하는데 널리 활용되고 있다.
특히 연구원이 개발한 ‘이동형 감마선 단층촬영장치’는 각각 하나의 감마선 방출 동위원소 투과기와 방사선 검출기로 구성돼 크기가 작고 구조가 단순하다. 또 경제성이 뛰어나고 계측 성능도 우수하다. 무엇보다 단순한 구조 덕분에 검사가 필요한 곳까지 쉽게 분리해 이동할 수 있어 산업 현장에서 활용도가 높다는 게 원자력연구원 측의 설명이다.
이번에 보급된 장치는 아프리카 현지의 교육훈련 및 산업 공정 배관 진단 등에 사용될 예정이다.
하재주 원장은 “우리 연구원이 해외에 나가 기술을 배우던 60년대의 기억을 잊지 않고 있다”며 “일회성 장치 보급에 그치지 않고 IAEA와 함께 장치 보급 및 기술 교육을 꾸준히 추진해 개발도상국의 기술발전을 적극적으로 도울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