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역별 차별화・집중화 전략 앞세워 지속 성장 구현
양적성장 보단 특화사업에 방점 둔 ‘강소기업’ 목표

중견 전선업체 씨엔아이전선(대표 류인규.사진)이 에나멜 마그네트와이어, 동 도체, 옥내용 절연전선·저압 전력케이블 등 주요 사업을 유기적으로 운영, 지속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모회사인 씨엔아이전선은 옥내용 절연전선과 저압 전력케이블을 생산하고 있으며, 자회사인 씨엔아이전자와 씨엔아이케이블은 각각 에나멜선과 동 도체를 전문적으로 시장에 공급하고 있다.

씨엔아이는 영역별로 차별화와 집중화전략을 펼쳐 특화된 사업 분야에 매진하는 한편, 이를 계열사들과 유기적으로 연동함으로써 대표적인 레드오션으로 꼽히는 전선시장에서 지속 성장을 구가하고 있다.

특히 씨엔아이는 15년 전 이미 포화시장이었던 에나멜선 분야에 진출, 남다른 사업 전략으로 자신만의 확고한 영역을 구축한 기업으로 업계에 정평이 나 있다.

씨엔아이는 1997년 씨엔아이코리아로 시작한 이후 2002년 에나멜선 전문기업 동서전자를 인수하며 에나멜선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에나멜선은 수용가에서 전기·통신용으로 사용되는 절연전선이나 케이블, UTP 등과 달리 주로 전기전자제품의 부품으로 사용된다. 선의 굵기에 따라 소형 전자제품과 가전, 자동차, 변압기·개폐기·계전기 등 산업용기기의 부품 등으로 쓰인다.

씨엔아이는 이후에도 2004년 충주 한마음전자, 2006년 대산(설비만), 2008년 아산 한국빠이롯드전자공업, 2010년 충주 한도전자 등의 자산을 인수, 통합 절차를 거치며 연매출 500억원대에 이르는 업계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

나아가 지난해에는 최대 경쟁기업이자 관련 업계 선두기업으로 손꼽혔던 동양전자까지 인수, 대기업을 제외한 진정한 시장 리더로 뛰어오르게 됐다.

이 과정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씨엔아이가 공급과잉과 과열경쟁으로 신음하는 시장을 재편하는 데도 기여했다는 점이다.

씨엔아이에 따르면 성장 정체기에 들어간 에나멜선 시장은 남아도는 설비로 공급과잉 상태에 이르렀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유휴 설비를 폐기하는 방법밖에 없었다.

이에 씨엔아이는 인수한 기업의 생산설비를 질적 성장을 이루는 데만 활용하고, 유휴 설비를 폐기해 왔다.

류인규 씨엔아이 대표는 “에나멜선 시장은 연 수요 6만~7만t 정도로 추정된다. 대기업 물량을 제외하면 2만~2만5000t 정도를 중견기업 6~7개사가 나눠먹는 구조다. 업체별로 나누면 연간 2500~5000t 정도인 셈”이라며 “씨엔아이가 그동안 인수한 6개 업체의 생산량을 모두 더하면 1만t을 훌쩍 뛰어넘는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그대로 유지한다면 공급과잉으로 인한 시장의 혼란이 지속될 것이라고 판단했고, 내부적으로도 고정비 지출이 클 것으로 예측했다”며 “이에 우수한 설비를 선별하고 유휴설비는 모두 폐기, 5000t 정도로 적정 생산량을 유지하면서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데 집중했다. 덕분에 씨엔아이는 관련 업계 선두주자로 발돋움했으며, 에나멜선 시장의 경쟁 구도도 이전에 비해 한결 나아진 모습이다”라고 덧붙였다.

씨엔아이는 최근 마지막으로 인수한 동양전자와의 통합작업을 마무리지었다. 우수한 설비를 배치하고, 유휴설비를 폐기하는 한편, 흡수한 인력들의 재배치도 끝났다.

앞으로는 추가 M&A와 매출 확대보다 수익성 위주의 내실 있는 사업 추진에 힘쓸 계획이다.

한편 씨엔아이는 안산 공장을 매각하고 충주와 진천으로 설비를 집중하는 한편, 산업용 저압선 생산능력을 줄이고 고부가 특수선을 새롭게 생산하는 내용을 골자로 ‘기업활력제고를 위한 특별법’ 사업재편 승인을 받았다.

솔레노이드 사업을 축소하는 대신, 옥내용 절연전선과 저압 전력 케이블로 전선 사업을 양분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여기에 동 도체 사업까지 더해 유기적으로 관리함으로써, 내실을 기하고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겠다는 계획이다.

류 대표는 “에나멜선과 동 도체, 전선 사업을 유기적으로 잘 관리해 그동안의 성장 위주에서 당분간은 안정적으로 내실을 기하는 방향으로 움직일 것이다. 현재 고민하고 있는 새로운 고부가가치 사업의 준비가 끝나면 다시 한번 도약하기 위한 숨고르기인 셈”이라며 “현 전선시장은 양적 성장에 집중하면 살아남기 어렵다. 규모를 잘 관리하고, 특화된 분야에 집중하면 살길이 열린다고 본다. 대기업이 아닌, 강소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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