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10월 23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에 홍종학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지명했다. 박성진 포항공대 교수가 역사관·종교관 논란 속에 중기부 장관 후보직을 사퇴한지 38일 만이다.

그러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홍 후보자를 둘러싼 자격논란으로 인사청문회를 통과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야당은 홍 후보자가 19대 국회의원 당시 ‘부의 대물림’을 비판해놓고도 자신과 중학생 딸이 거액의 부동산을 상속받은 점과 명문대를 나오지 않은 중소기업인은 근본적 한계가 있다고 주장한 저서 등을 문제 삼고 있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대표는 “부의 세습과 대물림을 평소에 강하게 비판하던 사람이 본인의 중학생 딸한테는 8억원의 재산을 증여했고, 엄마와 중학생인 딸이 2억2000만원의 금전대여 계약을 맺어서 증여세를 회피하려는 행태를 보였다”고 비판했다.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도 “불법이 없다는 것은 인정한다. 다만 국민의 한 사람으로 살아가길 바란다”며 “중소벤처기업부 수장에 오를 공직자라면 적어도 철학과 소신, 노블리스 오블리주 등을 갖추고 국민들을 위해 희생하고 헌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홍 후보자는 19대 국회에서 을지로위원회 활동을 하면서 우리 경제의 든든한 실핏줄인 중소기업, 소상공인을 위한 정책을 세우고, 갑의 횡포, 을의 눈물에 동감한 인물”이라며 옹호에 나섰지만 어쩐지 힘에 부치는 모양새다.

아쉬운 점은 문재인 정부 조직개편의 ‘화룡점정’인 중소벤처기업부가 장관 인선문제로 출발부터 삐걱대고 있다는 것이다.

박성진 후보자에 이어 홍종학 후보자까지 낙마한다면 문재인 정부의 상처는 생각보다 클 수 있다.

홍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는 오는 10일 예정돼 있다.

국회의원 출신의 장관 후보자는 낙마하지 않는다는 ‘의원불패’ 신화가 이번에도 통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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