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질적 지배한 여행·자산관리회사와 수의계약 의혹
중진공, 기보 등 중기 관련 기관 금품수수 관행도 여전

중기중앙회가 자기가 출자한 회사에 일감을 몰아주는 등 대기업의 나쁜 행태를 따라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26일 중소기업진흥공단, 중소기업중앙회 등 중소기업 관련 10개 기관에 대한 국정감사를 실시했다.

이날 박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중기중앙회가 관련 규정을 어기면서까지 2013년 출자한 여행사 인터비즈투어와 자산관리 회사 유앤비자산관리에 수의계약으로 일감을 몰아줬다고 주장했다.

감사 자료에 따르면, 중앙회와 인터비즈투어는 2013~2014년 2년간 총 18건, 19억7500만원의 수의계약을 체결했다.

중앙회는 인터비즈투어에 34.6%를 출자하고 대표이사도 중앙회 현직 임원이 겸직하는 등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다.

이와 관련 중기부는 2013년 투명성이 저해될 우려가 있는 지원조항의 개정을 요구했으나 현재까지 개정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또 중앙회는 보유하고 있는 건물관리를 위해 ‘유앤비자산관리’라는 회사를 설립한 뒤 관련규정 없이 장기간 수의계약을 맺었다. 중앙회는 위탁용역을 체결하면서 산재보험료 요율을 과다하게 책정하는 등 편의를 봐줬다.

박정 의원은 “일부 대기업의 일감몰아주기는 경쟁력 있는 중소기업 성장을 가로 막는 것인데, 중소기업을 대표하는 중앙회가 똑같은 행태를 했다는 점은 이해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또 지역신용보증재단(이하 지역신보)에서 추진하고 있는 사회적기업 전용 특별보증, 협동조합 특례보증 제도를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도 펼쳤다.

전국 16개의 지역신보는 사회적경제기업과 협동조합을 지원하기 위해 ‘사회적기업 전용 특별보증’과 ‘협동조합 특례보증’을 운용 중이다.

박정 의원이 신용보증재단중앙회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사회적 기업 전용 특별보증은 2013년 이후 470억원(1446건) 규모이며, 이는 최근 5년간 전체 보증 금액인 78조3130억원의 0.06%에 불과하다.

박 의원은 “사회적경제 기업 및 협동조합 특례보증의 목적이 취약계층 사회서비스 제공, 일자리 창출 확대, 지역주민의 삶의 질 향상 및 사회통합이라고 볼 때 그 목적을 달성하려면 보증규모를 더욱 확대해야 한다” 촉구했다.

이날 국감에서는 공영홈쇼핑 대표이사의 주식거래 개입의혹도 제기됐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의원에 따르면 지난 7월말 공영홈쇼핑 대표이사는 시세차익이 예상되는 내츄럴엔도텍 주식을 배우자 명의로 매입했다.

이 같은 사실은 지난 16일 중소벤처기업부 국정감사에서 정우택 의원이 제기한 ‘공영홈쇼핑 5대 의혹’에 대해 중소벤처기업부가 공영홈쇼핑을 감사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공영홈쇼핑 윤리경영지침에는 협력사의 주식거래를 금지하고 있으며, 정기적인 협력사 주식보유 현황을 검사하도록 하고 있으나 지켜지지 않고 있었다.

정 의원은 “이번 공영홈쇼핑 사태의 본질은 대표이사가 책임을 회피하고 직원들에게 전가한 비도덕적·비윤리적인 문제”라며 “금융당국의 철저한 진상 조사와 주무부처의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또 정책자금 지원기관인 중소기업진흥공단과 기술보증기금의 금품수수가 근절되지 않고 있는 점도 도마 위에 올랐다.

김병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중소기업진흥공단과 기술보증기금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징계현황’자료에 따르면, 정책자금 지원에 따른 금품 및 향응 수수금지 위반, 심사업무소홀, 관리감독소홀 등에 의한 징계가 22건으로 최근 5년간 전체 징계 27건 중 81.5%를 차지했다.

김 의원은 “중진공과 기보는 중소기업에 정책자금을 지원하는 업무를 수행하는 만큼 투명하고 공정해야하는데도 허위 대출 보증서 발급 댓가로 금품을 챙기고 향응을 받는 등의 비리가 끊이지 않고 발생하고 있다”면서 “말로만 하는 윤리경영이 아닌 청렴한 조직문화를 형성해 투명한 집행을 구현할 수 있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규환 자유한국당 의원도 중소기업진흥공단 사업담당자 A씨가 공단 수출지원 사업에 참여한 컨설팅 업체 대표 B씨로부터 카드를 제공받아 유흥비, 병원비 등으로 5015만원을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며 중진공 직원들의 도덕적 해이를 질타했다.

이외에도 송기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기술보증기금으로부터 제출받은 ‘문화산업완성보증 등 사업 현황’에 따르면, 문화콘텐츠 제작에 필요한 자금(대출)을 조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문화산업완성보증사업’ 지원액(누적)은 3636억원인데, 사고액(누적)은 341억원에 달해 사고율이 9.4%로, 일반보증 사고율 4.5%의 2배를 넘는다고 지적했다.

또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청년상인 창업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개점한 점포의 40%가 폐업상태인 것으로 드러났다며 “경험과 노하우가 부족한 청년창업자들을 대상으로 전문성과 차별성을 키워줄 수 있는 특화교육과 지역 점포 맞춤형 교육이 강화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성택 중기중앙회장은 이날 국감에서 “소득주도, 혁신성장, 일자리창출, 서민행복도 중소기업 발전이 있어야 가능하다”며 “우리 중기중앙회는 중소기업계와 함께 성장·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며, 이번 국정감사에서 제시된 의원들의 제언, 고견은 중기중앙회 운영에 충실히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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