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료 점검 제대로 안해 111억원 날리고 발전설비에 악영향 줘

한국전력 발전자회사들이 해외에서 유연탄을 구매하면서 현지 구매품질과 다른 저질탄을 받고도 이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아 막대한 손실과 발전 설비에 악영향을 끼쳐 왔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이훈 의원(더불어민주당, 서울금천)이 발전공기업으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남동, 남부, 동서발전이 지난 2013년부터 지난해 8월까지 구매한 유연탄 중 432만t이 기준에 미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이를 증명할 원산지 시료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 그대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로 인해 이들 3개 발전공기업은 총 111억원의 연료대금 감액을 하지 못해 큰 손해를 봤다.

발전회사의 연료 구매는 전력생산 원가의 70~80%까지 차지하는 경영수지의 중요한 요소이며, 발전 설비의 안정성과 지속성을 가름하는 중요한 업무 중의 하나다.

남동발전의 경우 지난 2013년 1월부터 2016년 8월까지 삼천포와 영흥, 여수항에 구매한 226만t의 유연탄이 하역항 분석치와 선적분석용 시료의 분석치가 합의서에서 정한 허용오차를 벗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매수인용 시료 분석 시료가 없다는 이유로 46개 항차의 유연탄 하역물량에 대해 품질검증 업무를 하지 않았다.

그로 인해 기준 미달 유연탄을 그대로 사용해 보일러 출력 감소(발열량 품질 미달)와 탈황설비 및 회처리 설비의 용량 초과(유황분·회분 품질 미달)등의 결과를 야기했다. 또 기준 미달 유연탄 226만t의 감액금액 525만 달러를 날려버렸다.

남부발전의 경우도 비슷하다. 2013년 1월부터 2016년 8월까지 하동항에 도착한 불량탄 총 35만t을 제대로 점검하지 못해 59만 달러의 구매대금 감액기회를 잃었다.

동서발전의 경우에는 유연탄을 구매하면서 구매계약 상의 저위발열량을 기준으로 구매대금을 지급․정산하고 있다.

저위발열량은 유연탄에 포함돼 있는 수증기의 열량을 고려하지 않은 열량으로서, 보일러에서 실제 연소해 활용할 수 있는 석탄의 실질 가치다.

그런데 2013년 1월부터 2016년 8월까지 구매한 171만t의 유연탄을 구매하면서 고위발열량 기준으로 분석해도 허용오차는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판단해 품질 분석을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 결과 발열량이 기준에 미달한 유연탄이 그대로 사용돼 보일러 출력 감소를 야기했고, 불량탄 171만 t에 대한 397만 달러의 감액 기회 역시 놓치게 됐다.

이훈 의원은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발전공기업들의 무성의한 연료구매 관리가 도를 넘었다”며 “다시는 이런 상황이 발생되지 않도록 미비한 절차와 제도가 있다면 개선하고 직원들의 철저한 품질관리 체계가 유지되도록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라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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