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농업은 경제규모나 인구 구성면에서 비중이 크지 않으나, 인류의 가장 기본적인 자원인 식량의 안정적인 생산과 자연환경의 지속적 보존 그리고 사회 문화적 전통의 유지 발전을 위한 중요한 공익적 기능을 가지고 있다.

근래 기후변화로 인한 이상고온, 집중호우 및 가뭄의 심화 등으로 노지 농업에서 시설원예로 대체되면서 현대화, 기업화가 진행되어 다양한 자동화 설비가 적용된 ICT 융복합 스마트팜으로 발전하고 있으며 여기에는 냉난방을 위한 많은 에너지가 투입되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농업용 전력을 전력구입단가(SMP)의 반에도 미치지 않는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함에 따라 기존 경유난방에서 전기난방으로 급속히 변화되는 추세다. 이로 인해 연평균 농업용 전력사용량 증가가 7.4%에 이르러 2015년의 경우 6062억원의 판매손실이 발생하게 되었다. 우리나라의 시설재배면적은 상위 그룹인 중국, 스페인 다음으로 일본 등과 함께 2위 그룹에 속하고 있으며, 특히 최근 새만금을 비롯한 화웅, 시화 등 총 12지구에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간척지에 대해 대규모의 시설농업 조성계획이 수립되어 있어 농업용 에너지 소비는 앞으로도 크게 증가할 전망이다.

전기를 이용한 원예시설 난방은 경유 등의 화석연료를 이용하는 난방에 비해 연료수송의 문제와 회처리 등의 번거로운 작업이 필요 없고 가격까지 저렴하므로, 전기난방을 이용하는 농민이 증가하는 것은 당연한 결과라고 볼 수 있으나, 국가적 차원의 합리적 에너지 이용 관점에서 볼 때 바람직하다고 할 수 없다. 이는 대부분의 화력발전소는 투입된 열에너지의 40%만이 전력으로 변환되므로 이를 다시 열에너지로 변환하여 이용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많은 양의 1차에너지 투입과 온실가스 발생을 야기하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농업용 에너지를 절감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과 기술개발이 수행되고 있으며 대표적으로 지열 또는 공기열 히트펌프 적용, 다양한 배열회수 장치 설치, 지하수 이용 수막형성 등이 있다. 이들은 에너지의 소비 관점에서만 그 절감을 추구하는 것으로, 최근에는 에너지의 소비 뿐 아니라 생산, 운송, 저장 및 소비 방법을 종합적으로 검토, 재구성하여 농업용 에너지를 합리적으로 이용하는 기술이 시도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농업용 에너지에 태양광과 ESS(Energy Storage System), 바이오펠렛, 히트펌프 등을 유기적으로 결합, 적용함으로써 화석연료 사용과 온실가스 발생 그리고 판매 손실까지 줄이고자 하는 것이 농업-신재생 융복합 기술(A.C.E. Farm : Agriculture Convergence Energy Farm) 이다. 이는 단순히 신재생에너지 설비를 통한 전력생산 뿐 아니라 계절, 시간, 기후 등에 따라 달라지는 에너지 수급 불균형 해소를 위해 전력 저장용 ESS와 열 저장용 축열조를 부가하여 효율적인 생산 과 소비를 가능하게 하고 최대사용전력을 줄임으로써 송배전 설비의 부하를 경감시킨다.

이러한 신재생에너지 설비가 적용된 시설원예의 경제성이 현재 시점에서는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이지만, 지난 10년간 신재생에너지 설비 단가가 크게 하락해 미국 및 유럽의 다수 국가에서 화석연료와 신재생 발전비용이 같아지는 그리드 패리티(Grid Pairty)에 도달하였고 우리나라도 곧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관련 핵심기술을 개발하여 적시에 보급, 확대함으로써 농업용 친환경 에너지 적용을 통한 국가적 차원의 합리적 에너지 이용과 온실가스 저감 그리고 농업에너지의 경제성 확보라는 세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한다.

A.C.E. Farm은 신재생에너지 설비의 유기적 결합과 최적 조합 그리고 최적 운용기술을 통한 농업용 에너지 절감에 목표를 두고 있지만, 궁극적으로 친환경 에너지 자립마을 구축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 기술이다.

저작권자 © 전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