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제193차 원자력계 조찬강연회 열려
이념 성향이 강한 정치논제일수록 자기강화효과 높아

목진휴 국민대 교수가 29일 쉐라톤 서울 팔래스 강남호텔에서 열린 제193차 원자력계 조찬강연회에서 ‘탈원전 가능할까’라는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목진휴 국민대 교수가 29일 쉐라톤 서울 팔래스 강남호텔에서 열린 제193차 원자력계 조찬강연회에서 ‘탈원전 가능할까’라는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신고리 5·6호기 건설재개·중단 공론화 진행이 한창인 가운데 시민참여단이 숙의기간 동안 입장을 바꿀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의견이 나왔다.

목진휴 국민대 교수는 29일 쉐라톤 서울 팔래스 강남호텔에서 열린 제193차 원자력계 조찬강연회에서 “공론화의 장점 중 하나로 타인의 의견을 포용하고 자신 의견을 수정하는 선호전환이 이뤄진다는 것을 꼽지만 실제로 숙의과정에서 기대하는 효과를 얻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목 교수는 제임스 올리브 학자의 연구를 인용해 시민들의 기대를 ‘현실적 기대’와 ‘규범적 기대’로 분류해 설명했다.

현실적 기대는 ‘그렇게 될 것(will)’으로 사실에 기반한 확률적 기대다. 예를 들어 응원하는 야구팀이 오늘 경기에 이길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는 현실적 기대에 속한다.

이에 반해 규범적 기대는 ‘그렇게 돼야만 할 것(should)’으로 가치나 이념을 바탕으로 한 결정론적 기대다. 따라서 규범적 기대는 외부환경에 영향을 받지 않으며 변하지 않는다.

정책에 대한 현실적 기대와 규범적 기대의 행태도 차이가 크다. 현실적 기대는 정책성과에 따라 영향을 받지만, 규범적 기대는 그렇지 않다.

목 교수는 신고리 5·6호기 건설중단·재개에 대해서도 “현실적 기대를 가진 사람은 정보에 따라 건설중단 여부를 결정하지만, 규범적 기대를 가진 사람은 신고리 5·6호기 건설을 반드시 중단(재개)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예로 한 여론조사 기관에서 7월부터 9월까지 네 차례 실시한 여론조사 추이를 들어 설명했다.

7월에 진행한 첫 여론조사에서는 ‘건설재개’가 37%, ‘건설중단’은 41%, ‘모른다’는 22%로 집계됐다. 9월에 실시한 네 번째 여론조사를 보면 건설재개는 40%, 건설중단은 41%, 모른다는 19%로 나타났다.

목 교수는 “3개월 동안 ‘건설재개’로 응답한 사람이 3% 증가했는데, 첫 여론조사에서 ‘모른다’로 응답한 3%가 재개 측으로 이동한 것”이라며 “처음부터 건설중단 혹은 건설재개 의견을 가진 사람들은 입장을 바꾸지 않고, ‘모른다’로 응답한 사람들이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또 오히려 학습이 자기강화효과를 발생시켜 학습자의 인식을 바꾸기 보다는 더 강화시키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숙의과정에서 시민대표단의 입장이 바뀌기 어렵다고 주장하는 근거이기도 하다.

목 교수는 “반대 집단은 과학적으로 합의된 내용으로도 바뀌지 않고, 우호적인 사람은 더 확신을 갖게 된다”며 “특히 이념 성향이 강한 정치논제의 경우는 이 현상이 더 심화돼 나나타난다”고 말했다.

끝으로 목 교수는 “원자력계는 현상황을 위기라고 인식하지만 오히려 기회일 수 있다”며 “올바른 지식과 정보를 국민에게 전달하고, 상시적으로 비리척결과 엄중한 처벌하는 등 보다 나은 내일로 나아가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저작권자 © 전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