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회 방사성폐기물 안전관리 국제 심포지엄'

28일 한국원자력환경공단이 주최한 ‘제4회 방사성폐기물 안전관리 국제 심포지엄’에서 전문패널들이 토론을 벌이고 있다.
28일 한국원자력환경공단이 주최한 ‘제4회 방사성폐기물 안전관리 국제 심포지엄’에서 전문패널들이 토론을 벌이고 있다.

고준위 방폐장 부지선정이 중요정책과정으로 떠오르는 가운데 부지선정과정에서 지역주민의 적극적인 참여가 수용성을 높인다는 의견이 나왔다.

지난 9월 28일 한국원자력환경공단이 주최한 ‘제4회 방사성폐기물 안전관리 국제 심포지엄’에서 패트릭 랑드(Patrick Landais) 안드라(ANDRA) 실장은 “지역주민의 수용성을 높이기 위해 전통적인 공론화 과정과 함께 다양한 방식으로 지역주민과 소통했다”고 말했다.

프랑스는 ‘CIGEO(시제오) 프로젝트’로 불리는 고준위 방폐장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시제오 프로젝트의 두 가지 원칙은 ‘점진적으로’, ‘국민과 함께’ 사업을 이끌어나가는 것이다.

프랑스 방사성폐기물관리청인 안드라는 인터넷을 통해 9차례 공론화 과정을 거치고, 154개의 다양한 공론화 웹사이트에서 질의응답을 벌였다. 또 지역신문에 방폐장과 관련한 질의응답 섹션을 별도로 구성하고 주역주민과 적극 소통했다.

패트릭 실장은 시제오 프로젝트의 성공요인으로 자발적인 부지선정 참여와 시민 대표들의 의견 수렴 등을 꼽았다.

그는 “지역주민과의 활발한 의사소통을 통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수렴하고 프로젝트에 반영했다”며 “주민 의견에 따라 본격적인 사업 추진에 앞서 시범단계를 마련했고 일정도 조율했다”고 설명했다.

고준위 방폐장 건설에 난항을 겪고 있는 일본도 수용성을 높이기 위해 지역주민과의 소통에 힘쓰고 있다.

야마다 모토유키 NUMO 부장은 “NUMO는 방폐장 부지 적합도가 높게 나온 지역을 대상으로 부지선정 장단점 토론회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지속적인 간담회와 설명회를 통해 주민 수용성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NUMO는 일본의 고준위 방폐장 부지선정과 건설, 운영, 폐쇄 관리 등 전반을 담당하는 기관이다.

일본은 지역주민의 수용성을 확보하지 못해 방폐장 건설에 실패한 사례가 있다. 거액의 지역개발지원금을 내건 2002년 방폐장 부지공모에 3400여명 거주하는 소규모 지역인 고치현 도요초 지자체가 응모했다. 이 사업은 지역 주민의 극심한 반대에 부딪치다가 유치의사를 밝힌 지자체장이 재선에 실패하면서 2007년 응모를 철회했다.

야마다 부장은 “다양한 주제를 선정해 그룹토론을 진행한 결과 참가자들의 반응이 좋다”며 “대중과 소통하기 위해 다음달부터 그룹토론을 중심으로 한 NUMO 심포지엄을 개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국에서도 지역주민과 협의없이 방폐장을 건설하려다가 반대에 가로막힌 경험이 있다.

패널토의에 참여한 이상훈 녹색에너지전략연구소 소장은 “안면도, 구록도, 부안까지 방폐장 부지선정에 실패했다”며 “부지적합성 못지않게 주민 수용성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정 지역의 수용성은 국가적 차원의 공론화와 별개이므로 절차적 정당성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주민수용성을 높이는 방안으로 ‘위험인식 낮추기’와 ‘기대편익 높이기’도 제시됐다.

위험인식 낮추기는 주민들이 위험인식을 낮출 수 있도록 안전한 부지확보와 운영방안을 수립하는 내용적 합리성과 객관적 판단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주민의사 확인방안을 강구하는 절차적 합리성이 있다.

기대편익 높이기는 유치지역 발전과 지원계획을 제시하고 주민들에게 직접 수헤가 가능한 지원방안을 강구하는 방식이다.

오영석 동국대 교수는 “경주에 중·저준위 방폐장은 한수원과 원자력환경공단이 경주로 이전하고 막대한 지원금을 주는 등 기대편익을 높이는 방식으로 수용성을 높였다”며 “향후 고준위 방폐장 건설시 주민 수용성을 높이는 다양한 방안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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