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전소 위치 미리 파악하고, 계획 세워야 최악의 상황 피할 수 있어
고속도로에서 배터리 방전되면 당황하지 말고 긴급 서비스 이용해야

전기차 이용자들에게 이번 추석 연휴는 즐거움반, 걱정반이다. 대체 휴일을 포함하면 역대 최장 기간 연휴지만 전기차로 고향을 가려니 충전이 발목을 잡는다. 만약 꽉 막힌 고속도로 한복판에서 배터리가 다 떨어진다면?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그렇다고 비싼 돈 주고 전기차를 샀는데 방치하는 것도, 가족·친지들한테 전기차를 자랑하고 싶었는데 보여주지 못하는 것도 못내 아쉽다. 이번 연휴만큼은 전기차를 주차장에 양보해야하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충전소 위치를 사전에 파악하고, 충전 계획만 잘 세운다면 얼마든지 전기차로 고향을 갈 수 있다. 게다가 연휴가 워낙 긴 탓에 분산되는 통행량을 감안하면 생각만큼 절망적이진 않다. 추석 명절 전기차를 타려면 어떤 준비가 필요할지 본지가 짚어봤다.

◆이동 경로에 있는 충전소 위치부터 파악해야

고향을 떠나기 전 먼저 전국 고속도로 휴게소에 있는 전기차 충전소부터 확인해야 한다. 현재 전국에 있는 대부분의 고속도로 휴게소에는 전기차 충전소가 설치·운영 중이다. 총 113개 휴게소에 전기차 충전기가 1기에서 3기씩 설치돼 있기 때문에 이동 경로에 따른 충전소 위치와 충전기 수부터 파악할 필요가 있다.

명절 때마다 차량 이동시간의 기준이 되는 서울-부산 구간의 경우에는 중부고속도로, 경부고속도로, 중앙고속도로를 이용한다고 했을 때 수도권과 부산 시내를 제외하면 6개 휴게소에서 충전을 할 수 있다. 덕평휴게소, 충주휴게소, 문경휴게소, 선산휴게소, 칠곡휴게소, 청도새마을휴게소다. 이곳 휴게소는 전기차 충전기가 1기씩 설치돼 있기 때문에 대기해야할 가능성이 높다. 다른 차가 충전을 하고 있으면 방도가 없기 때문이다. 그 외에도 음성휴게소, 죽암휴게소, 오창휴게소, 안성맞춤 휴게소 등 이동경로가 변경될 때를 대비해 충전소를 미리 확인해두는 편이 좋다. 또, 휴게소를 들어가기 전 환경부 충전소 검색 서비스(www.ev.or.kr)에서 충전기 사용여부를 미리 확인하는 것도 방법이다.

서울-광주 구간은 안성휴게소, 입장휴게소, 정안휴게소, 이인휴게소, 탄천휴게소, 여산휴게소, 정읍녹두장군휴게소 등 6개 휴게소, 서해안 고속도로를 타면 화성휴게소, 행담도휴게소, 홍성휴게소, 군산휴게소, 고창고인돌휴게소 등 5개 휴게소에서 충전을 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충전기가 각각 1기씩 설치돼 있어 사전에 충전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서울-강릉 구간은 서하남휴게소, 덕평휴게소, 문막휴게소, 횡성휴게소, 평창휴게소에 충전기가 설치돼 있다. 총 거리는 약 230km로 짧은 편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충전 부담이 적은 편이다. 도로 상황이나 운전 방식에 따라 다르지만 충전을 한번만 하는 것도 가능하다. 최근 개통된 서울-양양 고속도로의 경우에는 전기차 운전자들에겐 최악의 코스 중 하나다. 가평휴게소 충전기를 제외하면 인제군 농특산물전시판매장에 있는 충전소가 유일하기 때문이다. 최악의 경우 춘천까지 가야할 수도 있기 때문에 배터리 잔량 관리가 중요하다.

다만 도로 정체가 절정에 달하는 연휴 초반이나 막바지에는 고속도로 휴게소 충전소를 이용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충전기가 부족한 건 물론이고, 고속도로에서 정체가 잦아질 경우 계획한 대로 충전을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고속도로 대신 국도 충전소 이용하는 것도 대안

충전소 위치를 확인했다면 동선과 예상 이동시간을 고려해 충전지점을 선정하는 것도 필요하다. 물론 차가 막힐 것을 감안해 평소보다 충전소간 거리를 더 짧게 설정할 필요가 있다. 다행히 전기차는 고속도로처럼 정속주행을 하는 것보다 시내에서의 주행거리가 더 길기 때문에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명절에 더 유리할 수 있다. 전기차는 가속페달을 밟을 때 배터리를 쓰고, 페달에서 발을 뗐을 때 다시 충전하는 ‘회생제동’ 기능이 있다.

이번 연휴에는 고속도로 휴게소에만 의지하기 보다는 고속도로 인근에 있는 충전소나 국도로 이동하며 충전소를 찾는 방법도 고려해야 한다. 잠깐 고속도로를 벗어나는 것만으로도 충전기 선택 폭은 훨씬 다양해진다. 휴게소에서 충전순서를 기다리는 것보다 잠시 국도를 타는 게 더 시간을 절약할 수 있는 것이다.

서울-부산 구간만 해도 감곡복숭아홍보관, 대구 엑스코, 구미보건소, 시지근린공원 등 충전소가 고속도로 바로 옆에 위치해 있어 한결 부담이 적다. 서울-광주 구간은 한전 정읍지사, 장성군민회관, 현대차 전주서비스센터, 군산 국립생태원 등에 있는 충전소를 이용할 수 있다.

다만 서울에서 강릉을 갈 경우 원주 이후부터는 고속도로 휴게소를 제외하면 평창알펜시아리조트 충전소밖에 없기 때문에 가능한 한 미리 휴게소에서 충전하는 걸 추천한다.

◆고속도로에서 방전되면

최악의 경우 고속도로에서 배터리가 다 떨어져 오도 가도 못하는 상황이 온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럴 땐 당황하지 말고 한국도로공사가 운영하는 긴급견인 서비스를 이용하면 된다. 한국도로공사 콜센터(1588-2504)에 연락하면 가까운 휴게소나 영업소, 졸음쉼터까지 무료로 차를 이동할 수 있다. 차를 안전한 곳으로 옮겼다면 차량 제조사나 보험사가 제공하는 긴급충전 서비스를 이용해 급한대로 충전을 하면 된다. 현대차의 경우 배터리가 방전되거나 충전소까지 이동이 어려울 때 ‘찾아가는 충전 서비스’를 제공한다. 현대차 블루멤버스를 대상으로 연간 4회씩 무료로 이용할 수 있고, 1회 충전량은 7kWh로 약 44㎞를 주행할 수 있다. 위대용 기자 w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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