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차전지용 니켈 수요 증가 전망, 수년 내 공급 부족 가능성

전기차용 배터리의 주요 소재인 니켈의 가격이 2년내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배터리 업계에 미칠 파장이 우려되고 있다.

글로벌 이차 전지 시장 조사 전문 기관인 SNE리서치는 지난 5월 t당 9000달러 수준이던 니켈 가격이 9월 들어 1만2000달러를 기록해 8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18일 밝혔다. 최근 2년간 가장 높은 가격이다. 이에 따라 리튬이온이차전지 업계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니켈은 코발트, 망간 등과 함께 전기차용 이차 전지의 양극재료로 활용한다. 각 소재의 이니셜을 따 ‘NCM 삼원계 양극재’라고 부르는데, 삼성SDI 가 공급하는 BMW i3용 배터리는 니켈, 코발트, 망간의 비율이 1:1:1이고, LG화학이 GM 볼트EV에 공급하는 배터리는 6:2:2이다. 테슬라에 공급하는 원통형 전지에는 니켈, 코발트, 알루미늄이 혼합된 NCA 양극재를 적용하는데 이 중 니켈의 함량은 80%에 달한다.

니켈 함량이 높을 수록 배터리 용량이 커지고,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싼 코발트의 비중을 낮춰 원가를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최근에는 SK이노베이션이 니켈의 비율을 대폭 높인 8:1:1 비율 전기차용 배터리를 양산한다고 발표했고, LG화학도 8:1:1 제품을 먼저 양산한다고 밝히는 등 니켈의 비중이 높아지는 추세다.

다만 니켈의 비율을 높이면 상대적으로 안전성이 떨어질 우려가 있기 때문에 LG화학과 SK 이노베이션은 앞으로 제품 개발을 통해 양산 가능한 수준의 안정성을 확보할 방침이다. 1회 충전시 500km 이상을 주행할 수 있는 3세대 배터리에는 대부분 8:1:1 비율의 ‘NCM 811’ 배터리가 쓰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니켈 수요도 점차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전세계에서 생산하는 니켈 중 이차전지용에 사용하는 건 지난해 기준 3%에 불과했지만 2020년에는 10.7%, 2025년에는 30%에 달할 것이라는 게 SNE리서치의 분석이다.

SNE리서치가 최근 발행한 ‘전세계 이차 전지 원재료 시장 동향 및 전망’ 리포트에서도 “니켈 수요 증가의 주요 원인 중 하나가 전기차용 리튬이차전지의 영향”이라며 “2020년에는 21만t의 니켈이 전기차 이차전지용으로 필요하고, 2025년에는 100만t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니켈 수요가 점차 증가할 경우 전기차 배터리 업계가 수급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양극재의 직접적인 재료가 되는 순도 높은 황산 니켈의 생산을 늘려야 급증하는 리튬이차전지용 니켈 수요에 대비할 수 있다는 것.

김병주 SNE리서치 상무는 “리튬이차전지용 니켈의 수요는 전체 니켈 수요에 비해 많지 않아서 수급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오해할 수 있다”며 “하지만 리튬이차전지용 양극재에는 순도가 높은 파우더 형태 등의 니켈이 필요하고 그 생산량은 2016년 기준 전체의 15%에 불과해 공급이 부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SNE리서치는 국내 배터리 산업의 동향과 이슈를 점검하기 위해 21~22일 양일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제8회 KABC2017(Korea Advanced Battery Conference)를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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