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정유시설 3분의 1 마비, 휘발유가 급등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 ‘허리케인 하비 후폭풍’이 불어닥치고 있다.

미국 텍사스 주 남부를 강타한 초대형 허리케인 하비가 미국 정유시설 3분의 1을 마비시키면서 휘발유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항만 폐쇄로 인해 휘발유·등유·천연가스 등의 수출길이 막히면서 전 세계 에너지시장에도 혼란이 커지고 있다.

최근 외신에 따르면 허리케인 하비가 정유시설 밀집지역인 걸프 코스트를 강타하면서 미국의 에너지 산업 인프라에 심각한 타격을 입혔다고 보도했다. 외신들은 이 지역의 많은 정유시설들이 가동을 중단했을 뿐 아니라 피해를 입지 않은 공장들도 정상적으로 원유를 들여오지 못해 가동에 차질을 빚고 있다고 전했다.

하비는 미 동부해안까지 휘발유와 경유, 비행기유 등의 공급 루트에 심대한 타격을 입혔다.

연료 수송관 회사인 콜로니얼 파이프라인은 지난달 30일 걸프코스트에서 이스트코스트를 연결하는 핵심 송유관의 가동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연료의 미시시피 강’으로 불리는 콜로니얼 파이프라인은 12개 주를 관통하는 5500마일 길이의 연료 수송관이다.

콜로니얼 파이프라인의 폐쇄로 인해 뉴욕과 워싱턴DC, 애틀랜타 등 동부 지방의 주요도시들이 휘발유와 경유 등 연료를 조달하는 데 막대한 차질을 빚게 될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의 최대 셰일오일 생산지인 텍사스 주 서부 퍼미언 분지에서 생산되는 원유를 걸프코스트의 정유시설로 보내는 송유관들도 지난 주말 이후 폐쇄됐다.

지난달 31일 미국의 휘발유 도매가격은 13.5% 급등한 갤런 당 2.14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최근 2년래 가장 높은 가격일 뿐 아니라 하비 내습 이전 가격에 비해 30% 이상 오른 수준이다.

덴마크 투자은행 삭소뱅크의 애널리스트인 올 한슨(Ole Hansen)은 “이번 하비로 인한 피해 때문에 미국 최대 정유공장인 모티바 등 걸프코스트의 정유시설 13곳 이상이 가동을 일시 중단했다”며 “이로 인해 하루 300만 배럴 이상의 원유가 정제되지 못한 채 탱크에 남아 있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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