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154kV 식물유 변압기 개발 성공
“2년 만에 개발·납품, 제품 고도화에 역량 쏟겠다”

“변압기는 기기특성상 신규 개발품이 많지 않습니다. 주로 기술 지원 기능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데, 이번 식물유 변압기처럼 새 아이템 개발을 목표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건 매우 이례적인 일이죠. 그만큼 애정이 가고 성취감도 남다릅니다.”

국내 첫 154kV 식물유 변압기 개발을 일선에서 지휘한 이정훈 일진전기 변압기사업부 개발팀장은 “국내엔 없는 제품을 개발한다는 게 말처럼 쉽지 않았다”고 운을 뗐다.

일진전기는 개발 기간 2년, 개발비용 약 20억원을 들여 154kV 식물유 변압기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고, 9월 변전소 납품을 앞두고 있다.

이 팀장은 “이번 개발은 일진전기가 한전에 먼저 제안한 형태라 일반적인 연구과제나 공동개발과는 달리 하나부터 열까지 챙겨야할 게 많았다”면서 “선도적인 제품을 만들어내자는 의지와 일진의 기술적 역량이 결합해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식물성 절연유는 광유보다 많은 장점이 있지만 점도가 높기 때문에 유로구조와 냉각에 대한 설계기술, 최적의 진공주유시간과 같은 생산기술 등이 확보돼야 변압기 개발이 가능하다.

이 팀장은 “식물성 절연유의 상대수분 함유량은 광유와 유사하지만, 흡습성이 높아 변압기의 유보존과 관리에 유의해야 한다”면서 “이 때문에 OLTC(부하시 전압조정)용 컨서베이터에 고무백을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또 열유동 해석 및 실험, 점도 특성을 고려한 변압기 권선 설계, 냉각 팬 및 방열기 최적 설계 등을 실현하며 완성품을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

이 팀장은 “광유변압기는 개발 소프트웨어를 이용하면 최적화 설계를 뽑을 수 있다”면서 “하지만 식물유 변압기는 이런 소프트웨어가 없고 오로지 끊임없는 시험과 연구를 통해 최적화된 자료를 축적해나가면서 시행착오를 겪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9월 변전소 초도 납품이 진정한 시작이라고 언급했다.

이제 제품을 고도화하는 작업이 개발팀에 주어진 숙제라는 것이다.

그는 “시범적용품보다 용량이 더욱 큰 변압기에도 식물유를 적용하고 제품의 완성도를 높이려면 설계와 생산 기술 등을 고도화시키는 작업을 오랫동안 지속해야 한다”면서 “앞으로도 초고압 식물유 변압기에 관한 한 선도적인 위치를 굳건히 유지할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다짐했다.

충남 홍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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