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두영 (주)데이비드스톤 대표이사
허두영 (주)데이비드스톤 대표이사

#상황 1: 넘치는 프로젝트로 정신없는 김 팀장, 출근하자마자 같은 팀 박 대리가 면담 요청을 한다. 사전에 한 마디 귀띔도 없이 박 대리가 갑작스러운 퇴사 통보를 한다. 퇴사 이유는 계속되는 야근과 주말 근무로 제 삶이 없다는 것이다. 김 팀장을 당황하게 한 것은 박 대리가 부모님과 상담을 통해 최종 퇴사 여부를 결정했다는 것이었다. 사실 박 대리는 김 팀장이 직접 채용해서 애착을 갖고 챙긴 팀원이었다. 김 팀장 입장에서는 자신과 상의하지 않고 내린 결정이 못내 서운했다.

#상황 2: 창업 2주년을 맞은 최 대표, 최근 경력사원을 뽑으려고 채용공고를 냈다. 하지만 정작 경력직 지원자는 없고 신입들의 지원서만 넘쳤다. 면접이라도 한 번 보자는 마음에 홍 사원을 인터뷰하기로 했다. 하지만 자질과 성품이 마음에 들어 고민 끝에 홍 사원을 채용하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최대표는 입사 이벤트를 고민하다 홍 사원의 부모님께 정성껏 쓴 감사 카드와 함께 꽃바구니 선물을 보냈다. 최 대표가 보낸 선물은 기대했던 것보다 효과가 컸다. 홍 사원의 부모가 매우 흡족해했다. 작은 회사지만 이 정도로 직원을 챙기는 회사라면 믿어도 되겠다 싶었던 것이다.

요즘 것들의 생애 주기에서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존재를 꼽으라면 단연 '엄마'이다. 요즘 것들은 진학, 진로, 입퇴사, 결혼 등과 같은 중요한 의사결정을 부모님과 먼저 상의한다. 입사 축하를 위해 요즘 것들 부모님의 마음을 공략하는 것은 효과적이다. 특히 요즘 것들의 엄마는 자녀를 엄친아, 엄친딸로 키우기 위해 역사상 최고의 교육열을 불태웠다. 헬리콥터 맘으로 대변되는 그들은 자녀의 진학을 위한 일명 스펙 관리를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밀레니얼 세대로 불리는 요즘 것들이 태어난 시기(1980~2000년)의 출생률은 평균 1.5명 정도였다. 요즘 것들은 형제가 한 명이거나 외동이었다는 얘기다. 이로 인해 요즘 것들은 기성세대와 비교해 특권의식, 자존감, 평등주의 성향이 강하다.

요즘 것들에게 기존 산업화 시대에 요구되었던 상명하복의 카리스마형 리더십은 불편하기 그지없다. 그들에게는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 요즘 것들은 회사에서도 마치 엄마처럼 소통하고 고민을 나눌 수 있는 리더를 필요로 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요즘 것들에게는 새로운 리더십의 유형으로써 따뜻하고 자상한 엄마 리더십(Mothership 또는 Mom Leadership)이 요구된다. 요즘 것들에게 엄마 리더십이 효과적인 이유는 3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엄마 리더십은 감성적이다. 요즘 것들을 후배 직원으로 둔 많은 리더들이 호소하는 어려움은 질책을 해야 할 상황에서 기분 상하지 않게 피드백 하는 것이다. 실제 요즘 것들은 쉽게 상처받는다. 따라서 평소 공감과 경청을 통해 감성적인 신뢰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둘째, 엄마 리더십은 디테일이 강하다. 워라밸을 중시하는 요즘 것들은 삶의 영역을 챙기는 여성 리더의 섬세한 조직관리가 매우 효과적이다. 실제 컨설팅 펌인 젠거 포크만의 연구에 따르면 16개 리더십 역량 중 남자 관리자가 여성 관리자 보다 앞선 것은 전략적 관점 관리뿐이었다.

셋째, 엄마 리더십은 수평적이다. 요즘 것들은 회사에서도 엄마와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는 파트너를 원한다. 예컨대 상하관계에서 형식적으로 하는 멘토링(Mentoring)은 요즘 것들에게 효과가 없다. 그들에게는 엄마처럼 수평적 관계에서 삶을 나눌 수 있는 마더링(Mothering)이 필요하다.

관리자라면 금과옥조처럼 여기던 기존 리더십의 성공 방정식에 문제의식을 가질 필요가 있다. 요즘 것들은 관리자들에게 새로운 리더십을 요구하고 있다. 요즘 것들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거나 그들에게 좋은 리더가 되기 위해 고민하는 관리자라면 엄마 리더십을 적극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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