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력보단 열정과 끼가 첫 번째”
서울사무소 축구동호회‘광명유나이티드’부서간 협업에 최고

“정 주임, 이쪽으로 차봐.”

“자! 그쪽으로 갑니다.”

“슛! 골인”

매주 저녁이면 하남 스타필드 풋살장에서 울리는 익숙한 풍경이다.

이 모습은 광명전기 축구동호회 ‘광명유나이티드(KMU)’의 훈련장면.

광명유나이티드는 부장급 2인을 포함해 총 17명으로 구성된 관리직·영업직들의 모임으로, 과장급 이하의 사원, 주임 등이 주축이다.

회장을 맡고 있는 정석태 주임은 “옛날 광명전기에 입사한 주임, 사원 등을 대상으로 한 ‘주니어보드’라는 모임이 있었다”면서 “그러다가 축구를 좋아하는 젊은 직원들을 주축으로 4~5년 전부터 축구동호회로 자연스럽게 탈바꿈했다”고 밝혔다.

이 동호회는 경기도 안산 본사의 축구동호회와는 차별화된다.

유관형 기획실 차장은 “안산 본사의 축구동호회는 기술직·설계직·생산직 중심으로 꾸려졌는데, 안산지역의 축구대회인 신나라관광배 대회에도 참가할 정도로 막강한 실력을 자랑한다”면서 “반면 관리직·영업직 중심인 서울사무소 축구동호회는 안산 본사 축구동호회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알차게 운영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골대맞추기’ 등 이벤트를 개최하고, 선물을 증정하는 등 다양한 행사를 갖는 것도 광명유나이티드만의 특징이다.

광명유나이티드의 장점은 축구에 대한 남다른 열정이다.

회사 지원금과 회비 등으로는 전문코치를 둘 수 없게 되자 유튜브를 활용, 실전감각과 경기력을 높여나가고 있다.

정 주임은 “요즘은 유튜브 영상에 트래핑 등 각종 동영상이 많이 올라온다. 이를 분야별로 나눠서 저장을 한 뒤에 같이 보면서 훈련이나 경기를 하고 있다”면서 “넉넉한 살림은 아니지만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였다는 것 자체가 즐겁지 않느냐”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만약 영업직들이 외부일정으로 경기에 참여하지 못하면 ABB 등 동종업계 사람들을 불러 함께 섞여서 볼을 차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광운대 전기공학과 축구동호회와의 교류는 그래서 더욱 즐겁다. 출전 인원에 대한 걱정(?)도 없을 뿐만 아니라 젊은 대학생들과 땀 흘리며 축구 본연의 맛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광운대는 광명유나이티드의 전 회장과 경기이사가 졸업한 학교다.

정 주임은 “광운대 전기공학과 축구동호회와 시합도 하고, 쉬는 시간에는 전기공업계의 달라진 트렌드나 기술변화 등에 대한 얘기도 나눈다”면서 “이런 게 진정한 사내 동호회의 모습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그래서 물었다. 사내 동호회의 가장 큰 장점은 무엇이냐고. 그러자 ‘부서 간의 협업’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정 주임은 “사실 회사에서는 사적인 얘기를 나누는 게 쉽지 않다. 하지만 축구동호회를 하게 되면 경기도 하고, 도시락을 나눠먹으며 이런저런 얘기도 나누게 된다”면서 “그렇게 친해진 상태에서 회사로 돌아오면 아무래도 업무효율도 높아지고, 불가피한 마찰도 피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즉, 관리직 입장에선 매출, 실적 등으로 인해 영업직이나 기술직을 재촉할 수밖에 없어 자칫 감정싸움으로 번질 수 있는데, 동호회 활동을 하면 똑같은 상황이 와도 ‘재촉’ 대신 ‘설득’을 하게 된다는 게 정 주임의 설명이다.

때문에 광명유나이티드의 목표는 지속적인 ‘생존’이다. 전국 수준의 대회에 나가 우승을 다투는 강팀은 되지 못해도 꾸준함을 무기로 광명전기 발전에 보탬이 된다면 광명유나이티드의 존재감은 충분하다고 동호회 임원들은 강조했다.

정 주임은 “선도전기, 비츠로테크 등 같은 전기공업계의 기업들과 선의의 경쟁을 펼치는 축구대회 같은 게 있었으면 좋겠다”며 “다 같이 뛰고, 끝난 뒤에 뒤풀이도 하면서 교류하는 게 동호회 맛이 아니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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