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규제기준 따라 폐로 결정된 원전 6기 관련시장 규모만 3조엔

원전 폐로 사업에 진출하는 일본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

산케이신문, 마이니치신문,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일본 복수의 언론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일본 내 신규 원전 건설이 어려워지면서, 원자로 제조기업 뿐 아니라 전력기업 등도 원전 폐로 관련 사업 진출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지난 2015년 원전 폐로 담당 전문 부서를 설치한 일본 플랜트 대기업인 미쓰비시중공업은 간사이전력의 미하마원전(후쿠이현)의 폐로사업에 참여할 계획이다. 히타치 또한 주부전력의 하마오카원전 1, 2호기(시즈오카현)의 폐로작업에 참여해 일본 내 원전 폐로 사업 선점에 나서고 있다.

후지일렉트릭은 방사성폐기물 고화(固化) 기술을 가진 영국 AFW(Amec Foster Wheel)과 고화제 독점 사용에 대한 기본 합의를 하기도 했다. 고화된 방폐물을 원전 설비에서 반출하는 장치를 보유하고 있는 후지일렉트릭은 AFW와 합의를 통해 원전 내 방사성폐기물 등 저준위 방사성폐기물의 고화처리 사업에도 진출을 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쓰비시일렉트릭도 폐로 관련 사업을 새로운 먹거리로 판단하고 있다. 미쓰비시일렉트릭은 자사의 방사선 감시기술을 폐로 사업에 응용하기로 하고, 폐로 작업을 진행하는 직원과 작업차량에도 방사선 계측장치, 모니터링 설비 등을 제공할 예정이다.

지난 2016년 액체질소를 배관, 탱크에 주입해 제염하는 설비를 일본 내에서 처음 설치한 IHI는 미국과 일본을 오가며 실용화를 위한 실험을 계속 진행중이다. IHI는 제염기술을 보유한 미국 Nitro Cision사를 2013년에 인수하고 향후 폐로사업을 강화해나갈 예정이다.

일본 내 기업들의 원전 폐로 사업 진출 붐은 시장의 성장 잠재력이 클 것으로 전망하고 있기 때문이다. 원전 가동기간을 40년으로 규정한 일본 내 새로운 규제기준에 따라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가 폐로조치계획을 허가한 원전은 지금까지 총 6기로, 일본 경제산업성에 따르면 폐로 관련 시장 규모는 후쿠시마 제1원전 1~4호기를 제외하고도 약 3조엔에 이른다.

3조엔은 전력회사들이 원전 가동기간 중 적립해 온 폐로비용이다. 현재까지 총 적립액은 약 2조9000억엔이고, 이미 폐로작업에 들어간 JAPC의 도카이원전(이바라키현), 주부전력의 하마오카 원전 1, 2호기(시즈오카현)의 비용을 포함하면 폐로 관련 시장 규모가 약 3조엔에 달한다.

폐로가 결정된 원전을 제외하면 일본에는 총 42기의 원전이 있다. 이 중 절반 가량이 2020년에 가동기간이 40년을 맞는 등 새 규제기준에 따른 노후원전 폐로작업이 본격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폐로가 결정된 원자로는 JAPC 쓰루가원전 1호기, 간사이전력 미하마원전 1,2호기, 주고쿠전력 시마네원전 1호기, 규슈전력 겐카이원전 1호기, 시코쿠전력 이카타원전 1호기 등이다.

한편 간사이전력은 미하마원전 1호기(후쿠이현)의 페로작업에 착수했으며, 2호기도 11월에 폐로작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미하마원전 1, 2호기 폐로 비용은 약 680억엔으로 예상되며 폐로작업은 2045년경 완료될 전망이다. 현재 간사이전력은 미하마원전 1호기의 배관 등에 부착된 방사성물질을 제거하는 계통제염에 착수했다. 앞으로 3년간 발전기 등의 해체작업과 원자로 격납용기 내부기기의 제염작업을 실시할 예정이다.

가압수형경수로(PWR) 폐로작업에서 계통제염은 일본 내에서 처음이다. 간사이전력은 프랑스 원자력기업인 아레바(Areva)의 기술을 도입해 폐로비용을 절감한다는 방침이다. 아레바는 마루베니와 미쓰비시중공업의 합작회사인 마루베니 유틸리티 서비스의 하청업체로 참여하게 된다. 해외기업이 일본 내 원전 폐로작업에 참가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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